<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미국에서 자이언트스텝을 앞두고 앞서 살펴 본 것처럼 우리나라도 빅스텝으로 금리를 올렸는데요.

유럽 상황은 지금 비상이라고요?

<기자>

네 일반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해당 통화의 가치가 올라가지 않습니까?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이 확실시되고 있어서 달러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정인데 유로화는 점차 가치 하락이 전망되고 있어서입니다.

두 나라의 통화가치가 동일해 1 대 1로 교환할 수 있는 것을 패리티라고 하는데요.

달러와 유로화 가치가 1대 1로 같아지는 패리티가 20년 만에 현실화된 겁니다.

심지어는 이 패리티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은 유로화와 달러의 줄다리기 상황에서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응을 할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앵커>

유로화와 달러의 패리티 상황이 20년 만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시면 유로화 출범 이후 미국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를 비율로 기록한 그래프입니다.

1을 중심으로 1보다 높을 때는 유로화가 달러보다 가치가 높다는 의미고 1보다 낮을 때는 달러가 유로화보다 가치가 높다는 의미인데요.

유로화는 1999년 1월1일 처음 도입됐고, 유로존에서 공식적으로 통용되기 시작한건 2002년 1월1일부터였습니다.

미국 경제가 호조인 반면 유로존의 경기가 침체했던 2000년에는 한때 1유로의 가치가 0.83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유로화가 공식 통용된 2002년 당시에 발생했던 패리티는 새 통화 도입에 따른 기술적 요인으로 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하지만 2002년 말 이후부터는 1유로의 가치가 1달러를 웃돌기 시작했고, 특히 금융 위기로 미국 경제가 침체한 2008년에는 1유로의 가치가 1.60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달러 가치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유로 가치가 달러 가치와 동일해진 패리티가 20년 만에 나타난 건데요.

경제적 이유로 패리티가 발생한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래프를 보니까 중간에도 유로 달러화의 비율이 1에 근접했던 구간도 있네요.

<기자>

네 2015년과 2017년 기간인데요.

당시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였는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반영된 겁니다.

특히 당시 유럽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유로화 약세가 심화됐습니다.

당시 1유로의 가치가 1.046달러까지 떨어지면서 패리티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었습니다.

<앵커>

불과 5년 전에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던 거네요.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유로존이 유럽 내 여러 국가들이 연합해서 만들어진 거잖아요.

그래서 유럽 내에서 상대적으로 경제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유로화 자체의 가치는 낮아졌지만 유럽 내의 경제 강국들의 펀더멘탈은 여전하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는 거죠.

대표적인 나라가 독일이었습니다.

독일하면 떠오르는 산업이 바로 자동차일 텐데요.

2015년 유로화 약세 당시 무디스는 유로존 내에 생산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도 해외 판매의 비중이 높은 BMW,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등 자동차 기업을 달러화 강세, 유로화 약세 국면의 수혜기업으로 꼽았습니다.

<앵커>

그럼 이번에도 이런 유사한 기업을 찾으면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거네요?

<기자>

충분히 참고해볼 수 있는 부분이죠.

사실 지금 유로화 말고 엔화도 엔저 현상을 겪고 있지 있잖아요.

하지만 일본 기업들이 엔저 현상의 수혜를 크게 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생산기지를 해외로 많이 보냈기 때문입니다.

과거 아베노믹스 초기였던 2012년 말에서 2013년 초반에는 엔화 가치가 15% 떨어지면서 엔저 효과로 닛케이지수가 55%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자동차주나 소매판매주도 크게 뛰었는데요.

현재는 엔화 가치가 14% 하락했지만 주가에는 엔저 효과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일본 다이와증권에 따르면 2009년까지는 엔화 가치가 1엔 떨어질 때 일본 200대 기업의 경상이익이 0.98% 늘었는데요.

2012년에는 1엔 하락 시마다 0.6~0.7%, 2021년에는 0.43%로 엔저 효과가 떨어졌습니다.

일본 내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대거 해외로 옮기면서 엔저 효과를 보기 어려워진 탓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앞서 2015년 독일차가 주목 받은 건 생산기지가 유로존 내에 있었던 거고

일본의 경우 생산기지가 많이 일본 외부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라는 거네요.

참고해볼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미국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우선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미국 은행주들이 수혜를 볼 수 있겠습니다.

2015년 당시에서도 무디스는 은행주를 수혜주로 꼽았는데요.

어제 씨티그룹도 JP모간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했습니다.

펀더멘탈이 좋고 올해 들어 JP모간의 주가가 28%나 하락했던 만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수혜주 못지 않게 주목하셔야 하는 부분은 달러 강세로 인한 피해를 볼 기업은 어디냐는 겁니다.

<앵커>

수혜를 보는 기업이 있으면 손해가 있는 기업도 있겠죠.

언뜻 생각하기에는 미국 수출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2015년 당시 투자정보기관인 듀크/CFO 매거진 서베이에서 미국의 대형 수출 기업의 3분의 2가 강달러로 피해를 봤다고 밝혔는데요.

그렇다면 수출 기업들 중에서도 유독 달러 강세 상황에 약세를 보였던 기업들이 어딘지 살펴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강달러 현상이 나타났던 지난 2015년 당시 모간스탠리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필수소비재, 기계주, 화학주, 헬스케어, 기술주 이렇게 다섯 개 업종이 특히나 강달러 상황에 취약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제로 어제 모간스탠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외매출이 많기 때문에 달러 강세 상황에서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러면서 모간스탠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가를 372달러에서 354달러로 소폭 하향했습니다.

지정학적 위기, 에너지 문제, 유로존 내 금리 인상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로 유로화 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달러 강세 역시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런 외환 밸런스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투자 전략이 유효할지도 꼼꼼히 따져보셔야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


오민지기자 omg@wowtv.co.kr
1유로=1달러 패리티 시대…글로벌 기업 '희비' [GO W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