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아닌, 프리미어리그를 이끄는 선수다"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이 손흥민 선수에 대해 한 말입니다. 그의 말마따나 손흥민은 지난 시즌 아시아 축구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습니다. 주식으로 치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죠. 상승 모멘텀도 풍부합니다. 국가대표로서 손흥민의 '커리어 하이'가 될 카타르 월드컵이 올해 11월에 열립니다.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폭풍 영입'을 하며 다음 시즌을 벼르는 중 입니다. 손흥민은 광고업계에서도 '월드 클래스' 입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20여개 브랜드에서 모델을 맡았거나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손흥민은 올해 6월 국내 광고모델 브랜드평판지수에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친선경기에서 손흥민이 토트넘의 여섯번째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친선경기에서 손흥민이 토트넘의 여섯번째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나금융 배당 탄탄...주가 하방 압력 높지 않아"

손흥민이 광고하는 기업들의 주가 성적표는 어떨까요. 먼저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 입니다. 대표적인 금리인상 수혜주인데요. 지난 2월 최고점(5만2900원)을 찍은 뒤 등락을 이어가다 6월부터 하락 중입니다. 금융당국의 '규제 제스처'와 하향 조정된 2분기 실적 전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나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이 8498억원으로 증권사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를 10% 하회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나금융지주의 목표주가는 한국투자증권이 종전 6만9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하향한 것을 비롯해 현대차증권(6만2000원→5만4000원), 다올투자증권 (6만1000원→4만7000원) 등에서도 나란히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습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원·달러 환율 민감도(10원 당 약 120억원)가 높아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는 구간에서 펀더멘털과 주가 모두에 부담 요인"이라면서도 "경상적인 수익성이 양호하고 연간 예상 배당수익률이 8%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주가 하방 압력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주가는 15일 2.73% 내린 3만38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 달 전보다 23% 하락했습니다.
사진=하나은행 제공
사진=하나은행 제공

롯데쇼핑 주가는 '울상'...한우불고기버거는 잘나가네

다음은 손흥민이 2년째 모델을 맡고 있는 롯데리아 입니다. 롯데리아는 롯데GRS라는 계열사에 속해있는데요. 롯데GRS가 비상장사이다보니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을 관련주로 선정했습니다. 롯데쇼핑은 리오프닝 수혜를 톡톡히 봤습니다. 백화점과 영화 부문이 살아나며 2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한 달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6개 증권사의 컨센서스를 종합한 결과 롯데쇼핑의 2분기 영업이익은 6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00% 넘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롯데쇼핑의 향후 사업 방향의 키워드는 '양보다 질' 입니다. 수익성 개선 위주의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시장 점유율 확대보다 핵심 점포의 명품 보강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중단·슈퍼 점포 축소 등 전반적으로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화점·할인점·컬처웍스를 중심으로 실적 정상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명품·패션 수요 호조, 리오프닝에 따른 오프라인 채널 트래픽 회복 효과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주가는 실적과 거꾸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암초'를 만난 탓입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주로 분류되는 롯데쇼핑으로선 대형 악재인 셈입니다. 지난달 초 11만원을 넘던 주가는 15일 8만88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달 들어 10만원선이 깨진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손흥민이 광고하는 한우불고기버거 2종의 판매량은 지난달 30일 이후 약 20% 증가했습니다. 롯데리아가 상장사였다면 '호재'로 작용했겠네요.
사진=롯데리아 제공
사진=롯데리아 제공

안티푸라민은 '쑥쑥'...유한양행은 '제자리걸음'

마지막으로 유한양행 입니다. 손흥민은 2019년부터 유한양행의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 광고 모델로 활동 중입니다. 최근에는 재계약 소식도 전해졌는데요. 유한양행은 지난 5월 말까지던 손흥민과의 계약 기간을 내년 5월 말로 1년 연장했습니다. 손흥민을 모델로 선정하기 전 178억원(2018년) 수준이었던 안티푸라민 매출이 지난해 244억원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전체 실적에서도 '손흥민 효과'를 봤을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No' 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유한양행의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연구개발(R&D) 비용과 영업활동 재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R&D 성과가 현실화되는 내년 이후 실적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 예정된 레이저티닙 임상 3상 중간 결과와 내년 종료 예정인 마리포사-2 임상 결과가 주가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12일 유한양행의 주가는 0.35% 내린 5만7300원에 마감했습니다. 지난달 17일 최저점(5만3500원)을 찍은 뒤 7% 상승한 가격입니다.
사진=유한양행 제공
사진=유한양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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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