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상장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한 것은 18개월만에 처음이다. 주식은 6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2022년 6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채권 9340억원어치를 순회수했다. 2020년 12월 이후 18개월만에 순회수 전환이다. 거래 체결 기준으로 매수보다 매도 및 만기상환 금액이 더 컸다는 의미다. 외국인 투자자는 상장채권 10조5430억원을 순매수했고, 11조4770억원을 만기 상환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인데다 금리까지 높아지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이 이달 말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면 한·미간 금리가 역전되면서 더 많은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별로는 미주와 아시아가 각각 8000억원, 6000억원을 순회수했다. 유럽과 중동이 각각 5000억원, 4000억원을 순투자했다. 보유 규모로는 아시아가 102조4000억원으로 44.7%를 차지했고, 유럽이 72조9000억원으로 31.9%를 차지했다.

종류별로는 국채를 2000억원 순투자했고, 통화안정채권(통안채)를 1조원 순회수했다.
잔존만기별로는 1년 미만 채권을 5조9000억원 순회수했고, 1∼5년 미만 채권 2조8000억원, 5년 이상 채권 2조2000억원을 순투자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 6개월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6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873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3조701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는 172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중동이 각각 3조5000억원, 1000억원을 순매도했고, 아시아와 미주는 각각 2000억원, 1000억원 순매수했다. 보유 규모별로는 미국이 243조5000억원으로 외국인의 41.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 178조6000억원, 아시아 82조원, 중동 19조7000억원 등 순이었다.

외국인은 6월 말 기준 상장주식 593조7000억원을 보유해 시가 총액의 26.4%를 차지하고 있다. 상장채권은 상장 잔액의 9.9%에 달하는 228조9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