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TDF전쟁…운용사·상품별 TDF 총 수수료 비교해보니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을 앞두고 자산운용사들의 'TDF(타깃데이트펀드)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TDF의 핵심인 '글라이드패스', 각 운용사들이 밝히는 운용원칙, 과거 수익률 데이터, 수수료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TDF는 20~30년 간 장기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누적수익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수수료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의 전자공시자료에 따르면, TDF2050 기준 운용사들의 TDF 총보수비용비율(TER)은 0.6~0.9%대(연금 온라인전용 상품 C-Pe클래스 기준)였다. TER은 펀드가입시 안내되는 판매수수료와 운용보수 뿐 아니라 수탁, 사무관리, 기타비용 등을 모두 합친 연 평균 수수료율이다. 펀드매니저가 펀드를 운용하며 지출하는 '매매·중계 수수료율'은 대부분 0.1%이하로 대체로 높지 않았다.

'삼성ETF를담은TDF2050' 저렴한 수수료 보여

TER이 가장 낮은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삼성ETF를담은'으로 0.6%였다. '대신해드림로보'(0.63%), '메리츠프리덤'(0.63%), 'KB온국민'(0.675%) 등도 수수료율이 0.6%대였다. 한 금융관 관계자는 "시장에 새로 진입해 점유율을 올려야하는 운용사의 신상품,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상품 등은 수수료가 낮은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0.7%대 수수료율 상품은 '키움키워드림'(0.75%), '교보악사평생든든'(0.76%), '우리다같이'(0.76%), 'NH-Amundi하나로(0.78%) 등 이었다.
불붙은 TDF전쟁…운용사·상품별 TDF 총 수수료 비교해보니
대형 자산운용사 상품, 출시 시기가 오래된 상품들이 수수료가 비싼 경향이 있었다. '미래에셋자산배분'은 0.82%, '미래에셋전략배분'은 0.89% '삼성한국형'은 0.83%, '한국투자알아서H'는 0.85%, '한화LifePlus'는 0.86% 'KB다이나믹'은 0.89%였다. '신한마음편한'은 0.91%였다.

2040시리즈중에서는 '메리츠프리덤' 수수료 낮아

TDF2040의 연간 TER을 비교해봤을 때는 '메리츠프리덤'이 0.57%로 가장 저렴했다. '삼성ETF를담은'은 0.6%로 메리츠 다음으로 수수료가 낮았다. '미래에셋자산배분'(0.67%), 'NH-Amundi하나로'(0.67%), '우리다같이'(0.64%), 'KB온국민'(0.675%), '키움키워드림'(0.67%) 등도 0.6%대였다.

'삼성한국형H'(0.84%), 'KB다이다믹'(0.88%), '한국투자알아서'(0.85%), '한화LifePlus'(0.86%)등은 상대적으로 비싼 TER를 기록하고 있었다.
불붙은 TDF전쟁…운용사·상품별 TDF 총 수수료 비교해보니
'신한장기성장'의 TER은 0.95%, '신한마음편한'의 TER은 0.89%였다. 특히 '신한장기성장'의 경우 TDF에 장기 성장 테마주를 함께 담은 변형 TDF인 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대신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TDF의 경우 은퇴시점이 가까운 상품이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에, 2040 시리즈가 2050시리즈에 비해 평균적으로 수수료가 낮았다. 은퇴시점이 많이 남아있을수록 주식 등 위험 자산비중이 높아 운용 역량이 더 투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알아서' 매매·중계 수수료 사실상 없는수준

지난 1년간 펀드 운용에 얼마나 비용이 들어갔는지를 나타낸 매매·중계 수수료율은 교보악사평생든든이 0.73%로 가장 높았다. 대신해드림로보(0.27%), 미래에셋자산배분(0.17%), 미래에섯전략배분(0.16%), KB다이나믹(0.14%) 등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메리츠프리덤(0.06%), 삼성ETF담은(0.05%), KB온국민(0.03%) 등은 매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았고, 한국투자알아서 시리즈(0.0003%)는 수수료가 사실상 없는 수준이었다.

TDF2040의 매매수수료율을 살펴봤을때도 교보악사평생든든이 0.69%로 가장 높았다. 가장 낮은 수수료를 보인 상품 역시 한국투자알아서로 0.0002%였다.

매매·중계수수료율은 펀드 자산의 매수·매도에 드는 비용으로, 보통 운용 매니저가 자산을 더 많이 사고 팔수록 증가하게 된다.

수수료 인하 경쟁 치열해질듯

TDF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수수료 인하 경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퇴직연금 선진국인 미국 역시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초기에 비해 수수료가 낮아졌다. 현재 미국 TDF의 TER은 대체로 0.3~0.4%대다.

전날 KB자산운용은 'KB온국민' TDF 시리즈의 운용수수료를 10%를 낮췄다. 2050 상품으로 따져봤을때 TER이 0.69%에서 0.675%로 낮아졌다. 최근 TER이 0.2~0.3%대인 'TDF ETF'가 출시되면서 TDF에 대한 수수료 인하 압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