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8월 이후 최저치로 쪼그라들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고 국내 기업의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이 올 들어 국내 주식을 대량 순매도한 영향이다.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유가증권시장 주식 시가총액은 606조1910억원(11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시총(1986조8150억원)의 30.51% 수준이다. 2009년 8월 13일(30.52%)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외국인 지분율은 36~37%대에서 움직였다.외국인은 2020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62조315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해 전체로는 12조149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31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서도 1조706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럼에도 외국인 지분율은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삼성전자 등 외국인이 대량 보유한 주식이 코스피지수 대비 부진했기 때문이다.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잔액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약 28%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코스피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약 18%)보다 높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8.45% 반등했지만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0.33% 오르는 데 그쳤다.외국인이 올 들어 국내 주식을 대거 판 이유는 달러 강세, 유동성 감소, 기업 실적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 1193원에서 지난 12일 1301원30전까지 치솟았다. 통상 달러 강세는 신흥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외국인, 7월엔 순매수로 전환했지만…"본격 매수" vs "쇼트커버링" 분분반도체 등 국내 주력 산업의 업황 둔화 우려
국내 증시에서 지난달부터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코스피지수 상승폭이 제한된 가운데 업종별로 주가가 빠르게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실적 전망치가 계속 높아지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호텔·레저, 조선, 2차전지 업종이 유망하다는 평가다. ○영업이익 증가 종목은?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향후 12개월(1년)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발표한 상장사는 총 243개다. 이 중 향후 1년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1개월 전과 3개월 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종목은 호텔·레저, 조선, 2차전지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호텔·레저 업종에선 카지노 관련 기업의 전망이 밝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공기업 GKL은 향후 1년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527억원에 달한다. 3개월 전보다 203.8%, 1개월 전보다 31.9% 증가했다.롯데관광개발은 향후 1년간 753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데, 이 역시 3개월 전보다는 22.95%, 1개월 전보다는 30.58% 높아진 수치다. 파라다이스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개월 전 대비 66.5%, 1개월 전 대비 13.6% 늘어났다.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파라다이스와 GKL의 일본인 방문객 드롭액(칩 구입액)은 2019년의 45% 수준을 회복했다”며 “항공 노선이 늘어나면 방문객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조선업종도 영업이익 전망치 개선이 뚜렷하다. 한국조선해양의 향후 1년간 예상 영업이익은 5155억원으로 추정된다. 3개월 전보다 54.93%, 1개월 전보다 6.4% 늘어난 수치다.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전망치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타깃데이트펀드(TDF) 설정액이 10조원에 육박했다. 간편한 투자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이를 활용하는 연금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TDF가 속한 국내 197개 라이프사이클펀드의 설정액은 총 9조739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1조2306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점을 감안하면 연내 설정액이 10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펀드 상품이다. TDF 상품명 끝에 붙는 연도(빈티지)는 가입자가 목표로 하는 은퇴 시점을 나타낸다. 빈티지가 먼 미래면 주식 비중을 늘려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가까우면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인다.퇴직연금 시장을 중심으로 TDF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퇴직연금은 규정상 30%를 비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TDF는 비위험자산으로 분류돼 퇴직연금에 100% 편입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삼성·한화·키움자산운용 등이 TDF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이기도 했다.증권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으로 TDF 시장이 한층 더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사전에 지정한 상품에 자동으로 적립금이 들어가는 제도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대상이다.전문가들은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상품인 만큼 장기수익률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5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49.16%)다.서형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