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년 만에 연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유연한 사고’를 강조했다. 매머드급 조직인 삼성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경직된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있는 키워드를 유연성으로 본 것이다. 이 부회장이 직원들과 직접 만나 대화한 것은 2020년 8월 수원사업장에서 ‘워킹맘’ 직원들과 만난 후 처음이다.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 용인시 기흥 캠퍼스 R&D단지 기공식이 끝난 뒤 화성캠퍼스로 이동해 반도체 부문 임직원 15명과 간담회를 열었다.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직원들의 건의 사항 등을 청취하고, 조직문화를 어떻게 바꾸어 갈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어떤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후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늘려가겠다”고 약속했다.간담회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직원이 “출근 전 아내에게 이 부회장과 같이 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큰소리쳤다”며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이 부회장은 흔쾌히 사진을 찍어주고, 영상통화 기능을 활용해 직원 가족들과도 대화를 나눴다.이 부회장은 삼성 계열사의 조직 문화를 수평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수직적 조직 체계에서 벗어나야만 구성원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6월 유럽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을 만났을 때도 “좋은 사람 모셔 오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배성수 기자
월가 투자자들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의지를 단순한 엄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ed가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WSJ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지난 6월 중순 저점을 기록한 이후 17% 이상 올랐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6월 고점에서 0.5%포인트 이상 하락했다.시장 금리가 치솟고 증시가 하락하는 불안한 장세가 끝나고 반등세로 돌아선 것은 내년에 Fed가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최근 들어 Fed 인사들이 “조기 금리 인하 전환은 없다”고 못박아도 시장은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3일 금융규제 콘퍼런스 행사에서 “금융시장 일각에서 내년 우리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거의 가능성 없는 시나리오로 보인다”고 일축했지만 증시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시장의 이런 반응은 ‘Fed 풋(Fed put)’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Fed 풋이란 금융시장이 어려울 때마다 Fed가 완화정책을 통해 시장을 떠받치는 것을 뜻한다.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언제 Fed의 목표치인 연 2%에 근접할지 예상하기 힘든 상황에서 Fed 풋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웨이 리 블랙록 글로벌 수석투자전략가는 “시장이 너무 앞서간다고 생각된다”며 “Fed가 결국 정책 전환에 나서겠지만 시장 예상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날 Fed 내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정부가 19일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별정우체국연금 등 4대 직역연금의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으면서도 재정 상황과 보험료율·소득대체율(지급률)이 각기 다른 공적연금을 하나로 통합해 운용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단순히 보험료율이나 지급률을 건드리는 수치 조정(모수개혁)만으로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1차관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연금개혁 방향이 담긴 ‘복지부 새 정부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복지부는 우선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마련하고 지난달 구성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와 함께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이달 국민연금 재정 계산에 나설 예정이다.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국민연금 고갈 시점 전망 등이 담긴 재정수지 계산을 완료하고, 이를 토대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해 내년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방침이다.복지부는 국민연금 개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직역연금과의 통합도 함께 다루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직역연금 가입자마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점을 고려해 국회 연금개혁특위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논의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예컨대 국민연금 가입자는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군인은 20년 이상 복무하기만 하면 퇴직 시점부터 군인연금을 수령하기 때문에 통합 과정에서 군인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 같은 이해관계 충돌 문제를 국회 논의와 공론화 등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