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끝내 2300선이 붕괴된 채 마감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함께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49.77포인트(2.13%) 내린 2292.01에 마감했다. 지수가 장중 기록한 최저가는 2290.33이다. 종가 기준으로 2300선을 밑돈 것은 1년 8개월 만이다.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세가 강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홀로 8972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140억원, 6235억원 팔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이틀째 1300원대를 유지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원 오른 1306.3원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 가까이 내렸다. 지수는 전일 대비 6.32포인트(0.84%) 떨어진 744.63을 기록했다.하락세로 개장한 코스닥지수는 이내 상승 전환해 한동안 강세를 유지했지만 오후 들어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홀로 482억원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603억원, 32억원 사들였다.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 초반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이 유가 급락과 장단기 금리 역전 등 현상 자체에 주목했지만, 후반 들어 이런 현상의 본질적 원인이 경기 침체 심화에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며 "기업 실적 불확실성까지 부각되고 있어 투자심리가 더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삼성전자 실적을 시작으로 실적 시즌이 본격화하는 만큼 기업들의 보수적 전망치가 이어질 경우 시장 변동성이 보다 심화될 가능성까지 있다"며 "코스피가 당분간은 2300선에서 공방을 벌일 전망"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날 장에선 그간 에너지 가격 상승 수혜를 받았던 정유주의 급락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에쓰오일(S-Oil)은 이날 9.31% 급락한 9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 밖에도 GS(-6.11%), HD현대(-5.66%) 등 관련주 대부분이 약세를 기록했다.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국제유가가 간밤 배럴당 100달러선 아래로 무너지면서 정유주가 그 여파를 고스란히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8.2%(8.93달러) 하락한 99.50달러에 마감했다. 배럴당 10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은 올 5월11일 이후 두 달 만이다.한편 공구우먼과 케이옥션 등은 무상증자 권리락 착시효과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공구우먼은 이날 장중 한때 5만4500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약세 전환, 전일 대비 14.84% 하락 마감했다. 반면 케이옥션은 상승세를 유지하며 전일에 이어 상한가로 마감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코스피지수가 1년 8개월여 만에 230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3%(49.77포인트) 하락한 2292.01에 거래를 마쳤다.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3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10월 30일(2267.15)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처음이다.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개인투자자들이 '공포에 사라'라는 주식시장의 격언처럼 폭락장 속에서 대형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개인들은 팔아치우기 보단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4일 장중 2276.63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뒤 현재 2300선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지수가 장중 2200대를 보인 것은 2020년 11월2일 이후 약 1년8개월 만이다. 지수는 최근 한달 새 14% 넘게 빠졌다.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장중 연중 최저점(712.53)을 기록하는 등 최근 한달간 20% 넘게 지수가 빠졌다. 이후 반등에 성공하면서 현재는 75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1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830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898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에 연일 폭락장이 나타나는 데도 개인투자자들은 개의치않고 저가매수에 나서는 모양새다.해당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종목 5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카카오페이 △POSCO홀딩스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에선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범한퓨얼셀 △넥스트칩 △레이저쎌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 주가가 급락한 종목 다수가 순매수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달간 14.24% 빠지며 주가가 5만원대 중반까지 미끄러졌다. 이 기간 개인들은 3조8000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최근 52주 신저가를 연일 경신했던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뒤를 이어 2위에 안착했다. 주가 바닥권을 맴돌고 있는 카카오페이는 순매수 상위 4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들은 이들 종목은 각각 3500억원, 21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들은 소형주보다는 우량 대형주를 중심으로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4분기 이후를 겨냥한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불황에 강한 주식을 찾아야 한다"며 "경기둔화기 증시 포트폴리오에서는 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차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코스닥시장에선 2차전지 등 신성장산업과 공모주를 중심으로 매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엘앤에프는 한달새 18% 넘게 주가가 빠졌으나 개인들은 1614억원어치 주식을 담았다. 앞서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배터리 공장 투자계획 재검토 등으로 흔들리자 2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심이 위축됐다.더군다나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자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공모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기도 했다.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범한퓨얼셀(734억원), 넥스트칩(589억원), 레이저쎌(482억원)은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새내기주이다.최근 증권가에선 증시 조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부터 본격 시작된 국내 경기수축 사이클은 현재까지 이어지며 12개월 연속 위험 회피(Risk off)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만 이달 위험 회피 시그널은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기존 예상과 같이 올 3분기 내 경기수축 사이클의 종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초 이후 국내 증시가 하락한 것은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 등으로 유동성 축소가 예상되면서 증시 가치 평가(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크게 하락한 데 기인한다"며 "밸류에이션 축소에 따른 증시 조정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