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증권 투자의 보편적 포트폴리오였던 60대 40 포트폴리오가 올해 수난을 맞고 있다.

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증시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매도되면서 전통적 투자 포트폴리오인 주식 60%, 채권에 40% 투자하는 60대40 포트폴리오가 수십년만의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모델 포트폴리오인 주식60-채권 40 포트폴리오는 올들어 상반기에 마이너스 20% 의 수익률로 1960년대 이후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

마켓워치가 앞서 보도한데 따르면, 미국채 수익률은 미국 남북전쟁이 끝난 1865년 이후로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다.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주식의 경우 S&P500 상반기 하락률은 1970년대초 이후 가장 큰데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196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으로 조사됐다.

지난 20년 동안, 60-40 포트폴리오는 특히 채권과 주식이 함께 랠리를 펼쳤던 금융 위기 이후 10년 동안 투자 성과가 좋은 편이었다.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서 주식이 하락할 때는 대체로 채권이 상승, 포트폴리오 전체의 수익률을 방어해왔다.

펜뮤추얼자산운용의 투자분석가 매트 다이어에 따르면, 미국에서 2009년부터 2012년 사이를 제외하고 20년간 음의 상관관계를 유지해온 주식과 채권 수익률의 관계가 올들어 정비례 방향으로 변화했다고 밝혔다.

골드만 삭스가 올해 6개월간 추적한 자산 가운데, 석유 및 농산물 처럼 급등한 원자재를 제외하면, 90% 이상의 투자 영역 수익률이 현금 및 현금 등가물을 하회했다.

구겐하임의 스캇 미너드는 이와 관련, 투자자들이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 대신 당분간 상품, 부동산, 미술품과 같은 실물 자산에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기관 투자자의 경우 채권과 주식이 모두 하락할 경우 수익을 내는 장외 옵션 구매를 통해 헤지를 한 경우도 있다. 캡스톤의 경우 이 같은 옵션 헤지로 주식과 채권 노출 위험을 모두 헤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60-40 포트폴리오의 다음 단계에 대한 월가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다이어 분석가는 금리 인상으로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동반 하락하는 추세가 당분간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 삭스 분석가들은 그러나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도 더 빨리 둔화될 경우 투자자들이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채권 수요가 회복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캡스톤의 반다리 분석가 역시 하반기에는 주식 60-채권 40 포트폴리오가 상반기의 손실을 일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 침체가 예상보다 더 심각할 경우 주식이 더 큰 충격을 받겠지만, 소비자 물가가 계속 높게 유지될 경우 채권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