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만에 최대 하락…"美 이미 침체 진입"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0.88% 하락한 3,785.38, 나스닥지수는 1.33% 밀린 11,028.74, 다우지수는 0.82% 떨어진 30,775.43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지수는 올 들어 21% 넘게 떨어져 1970년 이후 52년만에 가장 저조한 상반기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지수 역시 30% 넘는 하락률로 상반기를 마쳤습니다.
개장 직전 나왔던 물가 지표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습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6.3%, 전달 대비 0.6% 각각 상승했습니다. 작년 동기 대비 물가가 시장 전망치(6.4%)를 하회했으나 여전히 높았습니다.

특히 세금 등을 뺀 가처분 소득이 5월 기준 0.1% 감소(전달 대비)했습니다. 실질 소비지출은 0.4% 줄었습니다. 올해 첫 감소세였습니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겁니다.
경기 위축 신호가 잡히고 있으나 미 중앙은행(Fed)은 공격적인 행보를 지속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물가가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침체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습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앞으로 식료품 가격이 더 뛸 것”이라며 “Fed는 7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1bp=0.75%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날 투자노트를 낸 손 교수는 “5월의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실질 소비지출이 감소했다”며 “주택 의료 등 필수품 서비스 지출만 아니었다면 실제 지출이 훨씬 더 줄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손 교수는 “조금 떨어진 것으로 나온 물가 지표가 Fed에 조금 위안을 줄 지 모르지만 Fed의 결의를 바꾸지 못한다”며 “(6월에 이어) 7월에도 Fed는 금리를 75bp 인상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닥터 둠’으로 잘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뉴욕증시가 결국 50%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루비니 교수는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공급 측면이 주도하는 인플레이션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미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특히 정부 부채가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Fed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입니다. 이 역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다시 높이는 요인이란 지적입니다.
다만 루비니 교수는 “경기 침체가 얼마나 심각한지와 관계없이 뉴욕증시는 50%가량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가 직전 고점 대비 이미 21% 넘게 떨어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보다 더 크게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루비니 교수는 “증시에서 앞으로 어떤 형태의 반등이 나타나든 그건 ‘데드캣 바운스’”라고 강조했습니다. 장기 약세장에 진입한 만큼 일시 반등이 나오더라도 머지 않아 더 떨어질 것이란 얘기입니다.
장·단기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경기 침체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국제 유가마저 떨어졌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02달러 하락한 배럴당 105.76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3.42달러 밀린 배럴당 109.0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공급 감소 위험이 높지만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 ‘수요 파괴’ 조짐이 나왔습니다. 경기 둔화 속에서 유가가 지나치게 뛰다 보니 수요자들이 아예 차량 운행 등을 자제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원유도 수요 파괴 ② 맥주 늘고 와인 줄고 ③ 약세장 속 세 번 반등 ④ UBS “내년 유로존 성장 반토막” ⑤ 엔비디아 급락 원인 ⑥ 마이크론 “수요 위축” ⑦ 테슬라·GM·포드 중 승자는?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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