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주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넷플릭스가 지난 1분기 가입자 수 감소로 주가가 반토막나면서 국내 콘텐츠주에 대한 투자 심리도 악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아시아 콘텐츠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 콘텐츠주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니 자메츠카우스키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부사장은 “아시아는 생동감 있고 많은 기회가 있는 시장”이라며 “아시아 지역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 등을 포함한 투자는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OTT 간 경쟁 심화로 국내 제작사는 제작 편수 증가와 가격 상승을 동시에 누리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 구독자 수는 감소했지만 이는 오히려 K콘텐츠 제작사의 글로벌 시장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며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흥행성이 높고 ‘가성비’ 측면에서도 차별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 등 대내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주 실적 전망치는 올라가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42억원이다. 1개월 전(835억원)과 3개월 전(830억원) 추정치보다 상향 조정됐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2분기 영업이익 261억원으로 분기 최대 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를 이끄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 구현모 KT 대표와 서울에서 회동했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헤이스팅스 CEO는 이날 오후 서울 KT 사옥에서 구현모 KT 대표를 만났다. 헤이스팅스 CEO는 지난달 30일 한국에 입국해 이날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헤이스팅스 CEO와 구현모 대표 간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통신업계는 콘텐츠·OTT 관련 상호 협력을 의논한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최근 미디어 콘텐츠 계열사인 KT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콘텐츠 사업을 키우고 있다.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달 29일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KT의 OTT 플랫폼 시즌과 넷플릭스에 동시 공개했다. 지난 5월 오리지널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를 넷플릭스에 공개한 데에 이은 협업 사례다. KT는 최근 다른 플랫폼과의 협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T는 이날 5G 요금제에 CJ ENM의 OTT 티빙,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지니 등을 결합한 ‘티빙/지니 초이스’ 상품을 공개했다. KT는 "이번 제휴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OTT 서비스와 제휴를 맺은 통신사가 됐다"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상반기 뉴욕증시가 52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S&P500 지수는 올 상반기 20.6% 하락해 1932년, 1962년, 1970년에 이어 역사상 4번째로 상반기 낙폭이 큰 해가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치솟았고, 코로나19 여파로 공급망 차질이 이어지며 촉발된 인플레이션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경기 침체 우려도 커졌다.하반기 전망은 엇갈린다. 역사적으로 상반기 증시가 급락한 해는 하반기에 반등했다는 낙관도 있다. 대공황 시대인 1932년, 미국 역사상 가장 긴 경기확장 국면이 끝났던 1970년에도 하반기 증시가 살아나 상반기 부진을 만회했다.그러나 이번은 다르다는 비관도 만만치 않다.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공급발 인플레이션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증시가 50%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美 증시, 올 들어 1경원 증발지난달 30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전일보다 33.45포인트(0.88%) 떨어진 3785.38에 장을 마쳤다. 올 상반기 20.6% 떨어져 1970년(-21.0%)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친 2008년(-12.8%), 닷컴 버블이 터진 2020년(-13.8%)보다 성적이 나빴다. 업종별로는 유가 상승의 수혜를 본 에너지주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다우존스 지수는 상반기 기준으로 15.3%, 나스닥지수는 29.5%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분기에만 22.4% 떨어져 2008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코로나19 사태 이후 미 증시를 이끌어 온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주가 이 기간 대거 폭락했다. 넷플릭스는 상반기 주가가 71% 하락했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이 기간 52%, 아마존은 36% 떨어졌다. 애플과 구글 모기업 알파벳도 각각 23%, 25% 밀렸다. 대형·중소형주를 포괄하는 S&P1500종합지수를 기준으로 추산한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올 들어서만 9조달러(약 1경1600조원)가 증발했다.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채권 시장도 부진한 성적표를 냈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올 초 연 1.63%에서 지난달 말 기준 3.01%까지 뛰어올랐다. 가격은 상반기 기준 10% 하락했다. 투자은행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채권 가격이 상반기에 이만큼 부진한 것은 1788년 이후 처음이다.올 초 최고점을 찍었던 뉴욕증시는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하락세를 탔다. 국제유가와 밀 등 식량가격이 상승하자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5%로 4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5월(8.6%) 이를 경신하며 인플레이션 위기가 심화됐다. 이에 미 중앙은행(Fed)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제로금리’ 시대를 끝냈고,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유동성 축소에 나섰다.하반기 증시 전망 어두워하반기 증시 반등을 점치는 낙관론자들은 역사적으로 상반기 S&P500 지수가 폭락한 해 하반기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에 따르면 1932년 상반기 S&P500는 36.9% 떨어졌지만 하반기 34.6% 반등했다. 1962년에도 상반기 낙폭(-22.1%)을 하반기(13.2%)가 일부 만회했다. 다만 에드 클리솔드 네드 데이비스 수석 전략가는 “증시는 미국 경기가 침체를 피해야 반등할 수 있다”며 “답은 결국 Fed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지난달 29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에서 경기 침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기준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했다. 인플레이션이 꺾였다는 수치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ed가 한 차례 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경기 침체의 적신호는 이미 켜졌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일 것으로 집계했다.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기술적 경기 침체로 간주된다. 모건스탠리도 2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2%에서 0.3%로 낮췄다.이달 도이체방크가 월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8%가 내년이 지나기 전 미국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월에는 31%, 지난달 78%였던 응답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경기가 내년 이후 침체될 것으로 본 응답자는 2월 59%에서 이달 8%로 줄었다.‘닥터 둠’ 루비니 교수는 이날 국제 기고 전문 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를 통해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부채 위기까지 더한 복합 경제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전쟁과 코로나19 등 공급 부문에서 유발한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을 썼을 때 경기 침체를 불러올 확률이 높다는 것.그는 “세계 정부와 민간 부채 수준이 현재 350%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빠른 속도의 긴축은 ‘좀비’ 가계 및 기업, 정부를 디폴트(채무불이행)로 몰고 갈 수도 있다”며 “증시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콘텐츠주 주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아시아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등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며 업종 전반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스튜디오드래곤은 30일 1.73% 오른 7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4일 이후 5거래일 만에 11.55% 반등했다. 이날 삼화네트웍스(8.25%), 에이스토리(4.65%)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콘텐츠주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4월 초 이후 이달 23일까지 31.45% 급락했다. 넷플릭스가 지난 1분기 가입자 수 감소로 주가가 반토막나면서 국내 콘텐츠주에 대한 투자 심리도 악화한 탓이었다. 증권가에서 “넷플릭스 가입자 수 감소가 국내 콘텐츠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놨지만 하락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최근 넷플릭스가 공식적으로 아시아 콘텐츠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 콘텐츠주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니 자메츠카우스키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부사장은 “아시아는 생동감 있고 많은 기회가 있는 시장”이라며 “아시아 지역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 등을 포함한 아시아 투자는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OTT 경쟁 심화로 넷플릭스 구독자 수가 감소했지만 이는 오히려 K콘텐츠 제작사의 글로벌 시장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며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흥행성이 높고 ‘가성비’ 측면에서도 차별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력 강화에 따른 가격(P) 상승과 편수(Q)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지난 24일 공개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넷플릭스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 시리즈는 지난 29일 기준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부문에 ‘고스트닥터’와 ‘환혼’ 등을 포함해 국내 콘텐츠 3개가 이름을 올렸다. 하반기에도 다수의 기대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콘텐츠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 등 대내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콘텐츠주 실적 전망치는 올라가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41억원이다. 1개월 전(835억원)과 3개월 전(828억원) 추정치보다 상향 조정됐다.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