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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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며 4거래일 만에 2400선을 회복했다.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 완화로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하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맞서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저가 매수를 노릴 만하다는 분석이 부딪힌다.

27일 코스피지수는 1.49% 오른 2401.92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2거래일 동안 3.79% 반등했다.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21일 이후 나흘 만이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2.71% 오른 770.60에 마감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로 반등한 미국 증시의 훈풍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미시간대가 집계한 소비자들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5.3%로 예비치(5.4%)를 소폭 하회하며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가 경기 침체 확률이 낮다고 언급한 것도 투자 심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하며 오랜만에 외국인 매수세도 유입됐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67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16일(1551억원 순매수) 이후 7거래일 만에 순매수세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7원 내린 1286.5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낙폭이 컸던 반도체·자동차·해운 관련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3.01%)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0.68% 오른 5만8800원에 마감하며 ‘6만전자’에 다시 다가섰다.

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반등을 이어갔지만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B·NH·삼성·메리츠 등 국내 다수 증권사들은 하반기 코스피 예상 최저점으로 2100~2200선을 제시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 등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반등은 과매도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나온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하다”며 “다음달 발표 예정인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확인한 뒤에야 추세적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크게 높아진 만큼 서서히 매수 관점으로 접근할 때라는 조언도 나온다. 이날 DB금융투자는 ‘한국 주식시장 강력 매수(Strong Buy)’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로 내재가치보다 가격이 싼 상태”라며 “‘현재 가격이 내재가치보다 싸고 미래에 내재가치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을 때 매수한다’는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의 교훈은 지금의 한국시장에 가장 적합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장도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 대비 강하게 억눌렸기 때문에 되리는 힘도 상대적으로 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