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연합뉴스가 국내 증권사 9곳(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하나금융투자·메리츠증권·키움증권·다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를 설문한 결과,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긴축 속도를 꼽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정대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국내 기업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연준의 긴축은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과 유동성이라는 두 가지 방향에서 한국 증시에 부정적"이라며 "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 한국의 수출이 감소해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약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미국 금리 상승에 따라 전 세계의 유동성이 미국으로 환류되는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의 자본이 유출될 우려가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구체적으로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하락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진투자증권도 경기 침체 우려로 4분기 기업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진행되면서, 특히 삼성전자의 내년도 이익 추정치가 25∼30%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처럼 부정적 전망이 가득한 국내외 증시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국제 유가가 진정되는 것이 선결 과제라는 인식에 대부분 전문가가 동의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이면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문제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쟁 종료, 또는 산유국 중심의 원유 증산이 물가 불확실성을 완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며 향후 긍정적인 증시 흐름을 기대하기도 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유가가 고점을 형성한 후 떨어지는 과정이라 본다"며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미국의 경우 약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요 위축에 따라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6월을 고점으로 7월부터 낮아지면서 3분기 중후반에 금융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1,300원을 돌파하며 치솟은 원/달러 환율도 하반기 증시 향방에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0.00∼0.25%포인트로 사실상 같아진 상황에서 환율까지 급등하면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뛰어들 유인이 사라진다.
올해 초부터 이달 2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17조4천851억원을 순매도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의 긴축은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를 불러와 국내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며 "금리 상승은 유동성을 회수해 투자 자금 축소를 일으키고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의 큰 이유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반기 환율 상단을 1,350원으로 제시했고,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당분간 1,300원대 등락을 전망하는 등 상당수 증권사는 강달러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연준의 통화 긴축과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달러 강세로 환율이 급등했다"며 "다만 정부가 환율 방어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 단기적으로 1,300원 선을 크게 상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진정되기 위해서는 원자재 가격 안정화와 무역 적자 해소가 우선이라고 봤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약세는 연준의 긴축과 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그리고 국내 무역수지 적자가 배경"이라며 "연준의 긴축은 점차 적응할 수도 있으나 무역수지 적자 해소는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필요해 당분간 원화 약세 흐름이 예상된다"고 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윤 센터장은 "4분기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될 경우 경기와 금융환경에 대한 시각이 개선되면서 환율이 하락 전환할 수 있다"면서도 "연준의 추가 긴축 가속화 불확실성과 전쟁 장기화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 하락 시점은 지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스피지수가 물가 상승 및 경기침체 우려에도 ‘서머랠리(여름 강세장)’를 이어가며 2500선을 넘겼다.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와 더불어 2분기 국내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하면서 반등세가 펼쳐졌다는 평가다.이 같은 상승세를 주도하는 종목이 있다. 바로 ‘태조이방원’ 주다. 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 업종을 묶어 이르는 말이다. 이들 종목이 2020년 주도주였던 BBIG(배터리·반도체·인터넷·게임)를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요가 견인한 2차전지·조선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7월 11일~8월 12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878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SDI는 4748억원으로 삼성전자(4556억원)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18.6%, 삼성SDI는 16% 오르면서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다른 2차전지주의 주가 상승 폭도 컸다. 에코프로는 최근 1개월 새 59.1%, 포스코케미칼은 46.7% 올랐다.2차전지주 상승 배경으로는 전기차 수요 및 판매 급증이 꼽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94만8000여 대로, 전년 동월 대비 54% 늘었다. 리튬·니켈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요 덕에 판가를 인상해 실적을 방어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는 평가다.조선주도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이 에너지 수입 경로를 다변화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가 증가했고,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LNG, 메탄올 등 대체연료를 사용하는 ‘친환경선박’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상승세)가 이어지며 국내 증시는 비교적 편안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다만 다음달부터 약세장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익 전망치가 오르는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짜라고 조언했다.미국에선 휴가를 떠났다가 돌아온 투자자·펀드매니저가 통상 9월에 손실 종목을 대거 정리하면서 지수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9월이 주식 투자자에게 ‘공포의 달’로 불리는 이유다. 미 증시에 영향을 받는 한국 증시 역시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경기침체 전망까지 겹치며 비교적 견조했던 기업 실적도 3분기엔 꺾일 것이란 걱정이 적지 않다.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로 적정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그럼에도 경기침체 전망으로 이익 전망은 지속적으로 하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낼 수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관심을 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개월 전 대비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5% 이상 상향된 기업은 45개로 나타났다. 가장 상향폭이 큰 종목은 121.5%를 보인 넥센타이어다. 이어 에코프로비엠(55.2%), CJ CGV(49.3%), 한국가스공사(49.2%) 등이 뒤를 이었다.실적 전망치가 상향된 기업 중에서도 △1개월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기업 △1개월간 주가순이익(EPS)이 오른 기업이 깜짝 실적을 낼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런 종목으로 현대차, 에코프로비엠, 한국가스공사, 삼성물산,
친환경 분야에 주로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이 20%를 넘어서며 대세 투자처로 떠올랐다. 최근 미국 의회를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대규모 투자 내용이 포함되자 관련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ETF뿐 아니라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ETF 역시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국내외 친환경 ETF, 일제히 상승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클린에너지나스닥 ETF’의 수익률은 25.92%였다. 이 ETF는 재생에너지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36%, 전기차산업 투자 비중이 23%다. 미국 태양광 부품업체 인페이즈에너지와 전기차 업체 테슬라 등을 담고 있다.같은 기간 KB자산운용의 ‘KBSTAR 글로벌수소경제Indxx ETF’ 수익률은 21.55%에 달했다. 미국 수소기업 블룸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미국친환경그린테마INDXX ETF’ 수익률은 19.88%였다. 이 ETF는 미국 수소 연료전지 업체 발라드파워, 캐나다 태양광 업체 캐네디언솔라 등에 투자한다.이들 ETF는 미국 시장에 상장한 친환경 테마 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IRA 발효 임박 소식에 미국 내 친환경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ETF의 수익률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친환경 관련 ETF 수익률도 뛰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 ETF’는 27.81%,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Fn신재생에너지 ETF’는 26.87%의 수익률을 올렸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친환경에너지 ETF’도 23.31%의 수익률을 달성했다.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