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카카오 -40%· 네이버 -38%
인터넷 ETF 손실률 50% 넘어

증권가 "반등 와도 회복 쉽지 않을 것"
이미지=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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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한다 한들 고점까지 올라가리라는 보장이 없지 않습니까. 너무 심하게 떨어져서 '물타기'(주가 하락 시 저점 매수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일)도 못하고 손 놓고 있습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71,100 -0.70%)는 2.04% 내린 가격에, 네이버(247,000 -2.18%)는 2.18% 오른 가격에 장을 마쳤다. 이날은 희비가 갈렸지만 반년 정도로 기간을 넓혀 보면 두 종목 모두 가파르게 우하향하는 주가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카카오네이버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각각 40.36%, 38.18%씩 빠졌다. 이 기간 코스피 하락률이 2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빅테크 주가 낙폭이 유독 큰 셈이다. 카카오네이버를 절반 넘게 담은 상장지수펀드(ETF)의 성적도 최하위권이다. 해당 기간 'TIGER KRX인터넷K-뉴딜'과 'TIGER 소프트웨어'의 손실률은 50.47%, 40.71%에 달한다.

성장주 수난시대인 셈이다.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외부 변수가 잇따라 충격을 주면서 대표 성장주들의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광고·커머스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하락세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도 이달에만 6개(카카오 4곳·네이버 2곳)가 나왔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작년 네이버·카카오 등 인기 성장주를 담은 ETF를 구상했다가 이내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 들어 증시가 크게 출렁인 가운데 플랫폼과 게임 등 인터넷 업종 기업들의 낙폭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빅테크의 추락에 개미들은 '일단 사고 보자'식의 투자에 나섰다. 주식값이 많이 내린 만큼 물타기나 저가 매수 전략을 펴는 것이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의 기간 동안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개인은 삼성전자 다음으로 네이버카카오를 가장 많이 샀다. 순매수 금액은 네이버 2조1092억원, 카카오 1조8014억원이다.

한편 기관과 외국인 기준으로 보면 상황은 반전된다. 가장 외면하는 종목 중 하나인 것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네이버카카오를 각각 1조5377억원, 1조2313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각각 외국인 순매도 3, 5위다. 기관도 네이버 6645억원, 카카오 599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런 가운데 빅테크 주가를 떠받치는 개인 투자자들의 믿음은 점점 흔들리는 모습이다. 급락의 끝이 언제일지 알 수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두 회사의 각종 종목 토론실에는 높은 가격에 물린 투자자들이 몰려 들었다. 이들은 '네이버 평단 38층에 사람 있다. 꾸준히 물탔는데도 아직 한참 남았다', '이젠 물탈 돈도 없고 손절하기에는 내게 너무 큰 금액이다. 버티는 수밖에 없나', '네이버는 다른 것은 다 알면서 왜 언제 반등할지만 안 알려주냐', '탈출하는 날에는 절대 카카오 거들떠도 안 볼 것' '더 떨어질 것 같아서 30% 손실보고 손절했다' 등 의견을 올렸다.

증권가 전문가들도 반등 시기를 쉽사리 점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분석에 따르면 여전히 카카오네이버의 주가수익비율 멀티플(배수)은 해외 인터넷 기업 대비 상당히 높다. 이는 두 회사의 주요 사업부 고성장세가 꺾일 경우 멀티플이 글로벌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글로벌 대표 빅테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최근 6개월 사이 24% 넘게 급락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성장주 지위를 인정 받으며 주가 랠리를 펼쳐온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작년 하반기 이후 가치주화하고 있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아직 성장주와 가치주의 기로에 서 있지 않느냐"며 "주요 사업부들의 성장세가 재확인되기 전까지는 국내 빅테크들의 주가 횡보 구간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등 시기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향후 원·달러 환율이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인될 경우 수급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할 텐데 이 때 어떤 종목들의 반등 강도가 셀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빅테크보다는 실적 기반의 대형주의 반등폭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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