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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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외환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1300원을 뚫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비이성적인 수준이 아니며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불안한 경제 환경에서 외환시장이 주식시장, 채권시장보다 훨씬 더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2시49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오른 1300.9원에 거래 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7월 14일(고가 1303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연초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올라섰을 때만 해도 반락할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최근 6개월 간 거시경제 상황이 급변했다"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 극대화 및 달러화, 유가 강세가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고유가를 비롯한 에너지·식량 인플레이션이 원화 약세를 심화시켜 원·달러 환율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고 봤다. 인플레이션이 국내 무역수지의 적자 확대로 이어져 일정한 달러 수급에 차질을 빚게 만들고 원화 약세를 유발시킨다는 분석에서다.
출처_SK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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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원·달러 환율 수준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며 '뉴노멀'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였던 2009년 대비 달러화 가치는 25% 상승했다"며 "현재의 수준이 비이성적인 수준은 아니다"고 봤다. 이어 "달러와 유가 추이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후퇴가 있거나 러시아 전쟁이 종료되는 등의 상황 변화가 있기 전까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