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통령"
개그맨 유세윤은 오은영 박사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아이와 대통령을 합친 말로 국내 최고의 육아 전문가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오 박사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06년부터였는데요. 육아 솔루션 프로그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10년 넘게 출연하며 '육아=오은영'이란 공식을 대중들에게 각인시켰습니다. 이후에도 꾸준히 방송과 칼럼을 통해 부모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죠. 그리고 이제 아이를 가진 부모뿐만 아니라 일반 성인들, 연예인, 기업인까지 오은영 솔루션을 기다립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다양한 상담 예능 출연을 통해 '국민 멘토'로 불리고 있다. / 사진 = 한경DB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다양한 상담 예능 출연을 통해 '국민 멘토'로 불리고 있다. / 사진 = 한경DB
육아 전문가에서 '대한민국 멘털 주치의'로
오 박사는 '육아 전문가'를 넘어 '국민 멘토'로 불립니다. 대중과의 접점이 전 연령대로 확대됐기 때문인데요.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육아 솔루션을,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문제적 부부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있죠.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선 연예인들의 심리 진단까지 맡으며 방송가의 '상담 예능'을 이끌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일간지 고정 칼럼 2개를 수년간 연재 중이고, 구독자 38만명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재석·강호동 못지않은 활동량인데요. 최근에는 전국을 돌며 토크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배우 고소영이 콘서트 현장을 찾은 사진이 화제가 됐죠.

지난 16일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오 박사를 초청해 직원들의 고민을 나누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의선 회장도 오 박사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세대 간 간극 해소 방법과 직장에서의 바람직한 소통 방식에 대해 물었는데요. 오 박사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 경우 그 지점으로 가서 나를 먼저 바라봐야지 타인의 변화부터 바라서는 안 된다"며 "갈등이 생길 때는 나를 먼저 돌아보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들이 오 박사의 말에 귀 기울이는 걸 보면 '국민 멘토'로서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오은영 신드롬은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마음 챙김'에 대한 관심이 늘었을 뿐 아니라 상담을 필요로 하는 이들도 많아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현대인들은 정신건강의 필요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는데요.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작년 말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크게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불안이 47.5%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불안과 우울감에 지친 대중들이 '상담 예능'으로 몰리고 그 중심에 오 박사가 있는 셈이죠.
지난 16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오은영 박사를 서울 양재동 본사로 초청해 상담 콘서트를 열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앞줄 왼쪽 두 번째)이 오 박사(세 번째), 직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 =현대차 제공
지난 16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오은영 박사를 서울 양재동 본사로 초청해 상담 콘서트를 열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앞줄 왼쪽 두 번째)이 오 박사(세 번째), 직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 =현대차 제공
오은영 신드롬의 '빛과 그림자'
오은영 신드롬에 '추앙'만 있는 건 아닙니다. 불편한 시선도 존재하는데요. 최근 오 박사가 출연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애티켓(아이+에티켓)' 캠페인 영상을 두고 논란이 벌어진 게 대표적입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해당 영상에서는 아이가 공원에서 뛰다가 낯선 어른의 신발과 옷에 커피를 쏟는 장면이 나옵니다. 오 박사는 "아이는 미숙한 점이 많으니 화내지 말고 '괜찮아'라고 말해주자”는 메시지를 전하죠. 이에 네티즌들은 "아이가 미숙해 사고를 쳤으면 부모가 먼저 사과해야지, 왜 피해자에게 배려를 강요하냐"며 반발했습니다. 악플이 쏟아지자 해당 영상은 댓글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오 박사의 '촉법소년 연령 하향' 관련 언급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는데요. 오 박사는 20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촉법소년) 연령을 1년 낮춰도 범죄율이 줄지 않는다"며 "아이들에게 이런 행동은 안 된다는 걸 똑바로 가르치는 부모의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게 도화선이 됐습니다. 한 네티즌은 "범죄 예방도 중요하지만 촉법소년의 처벌과 책임 측면에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다른 네티즌은 "촉법소년도 부모 탓으로 돌리느냐"며 다소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죠.
오은영 박사가 출연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의 '애티켓' 캠페인 영상의 한 장면. / 사진=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유튜브 캡쳐
오은영 박사가 출연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의 '애티켓' 캠페인 영상의 한 장면. / 사진=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유튜브 캡쳐
금쪽같은 내 주식...솔루션은요?
육아의 세계에 '금쪽같은 내 새끼'가 있다면 투자의 세계에는 '금쪽같은 내 주식'이 있습니다. 어린이 관련주 이야기인데요. 최근 주가가 말썽입니다. 주주들은 "누가 오은영 박사처럼 솔루션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합니다. 먼저 키즈산업의 대장주 격인 를 살펴보겠습니다. 올해 들어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데요. 1월27일 2만425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5월25일 3만6300원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다시 2만4000원대로 주저앉아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배경에는 아기상어로 유명한 더핑크퐁컴퍼니의 상장설이 있습니다. 더핑크퐁컴퍼니의 2대 주주인 삼성출판사는 지난달 더핑크퐁컴퍼니가 상장을 추진한다는 보도에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김민석 더핑크퐁컴퍼니 대표가 해당 보도를 사실상 부인하며 주가가 곤두박질쳤죠.

유아동 전문기업 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연초 1만1650원까지 갔던 주가가 24일 6300원대로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습니다. 한 달 만에 3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했는데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41억원, 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10% 줄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면세점 시장의 침체, 중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 정책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올해 1월 초까지 5000원선을 유지했던 주가는 24일 2795원까지 떨어졌습니다. 80개월 가까이 감소세를 이어가는 출생아 수가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올 4월 출생아 수는 2만1000명대를 기록했는데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 감소했습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5~6월 출생아 수는 1만 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아가방컴퍼니의 주가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죠.
삼성출판사 주가는 더핑크퐁컴퍼니의 상장설로 인해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사진은 애니메이션 '아기상어 올리와 윌리엄'에서 더빙 연기를 맡은 가수 씨엘. / 사진=더핑크퐁컴퍼니 제공
삼성출판사 주가는 더핑크퐁컴퍼니의 상장설로 인해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사진은 애니메이션 '아기상어 올리와 윌리엄'에서 더빙 연기를 맡은 가수 씨엘. / 사진=더핑크퐁컴퍼니 제공
완벽한 투자 아닌 '최선을 다하는 투자'
말썽꾸러기 아이도 조금씩 성장합니다. 지금 바닥을 기는 어린이 관련주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겁니다. 마침 정부는 24일 저출산 대응 강화 등을 모색할 '인구위기대응TF'를 띄웠는데요.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대책을 발표하고 이를 내년 예산 반영, 법·제도 개선을 통해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우리나라가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로 한걸음 다가선다면 '금쪽이 종목'도 주주들에게 보답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오 박사는 말했습니다. "육아를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마세요. 완벽한 부모가 좋은 부모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부모가 좋은 부모 입니다" 여기서 육아와 부모를 투자로 바꿔보세요. 어쩌면 이 말이 약세장에 지친 투자자들에게 솔루션이 될지도 모릅니다. "투자를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마세요. 완벽한 투자가 좋은 투자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투자가 좋은 투자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하는 얘기, 돈(주식) 얘기와 어제 본 TV 얘기일 겁니다. '기승전-주식'이란 뜻인 [기승쩐주(株)]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예능, 드라마, 심지어 다큐멘터리 속에서도 '종목'을 끄집어낼 예정입니다. 아래 기자 구독 버튼을 누르시면 매주 뻔하지 않은 'Fun'한 투자 정보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