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와 학계에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닥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미 증권금융협회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80%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최대 위협으로 꼽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조너선 라이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이와 관련 “1970년대만큼은 아니더라도 고용 시장은 확실히 둔화할 것”이라며 “물가가 떨어지기 전 침체가 시작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5%만 넘어도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비슷한 논리를 폈다. 그는 21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5%를 넘을 때는 Fed가 어떤 조치를 취해도 경착륙이 불가피하다”고 단언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제는 미국 및 글로벌 경제의 불황을 배제할 수 없다”며 “러시아 및 중국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는 더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S&P500지수 기준 역사적 약세장. 뱅크오브아메리카 제공
미국 뉴욕증시의 S&P500지수 기준 역사적 약세장. 뱅크오브아메리카 제공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선 향후 5년간 5% 넘는 실업률을 감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70년대 말의 폴 볼커 전 Fed 의장식의 극심한 긴축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내놓은 투자노트에서 “내년 침체 확률을 종전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며 “2년 내 침체 확률도 35%에서 48%로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보다 빨리 경기 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이번 침체의 폭은 상대적으로 얕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