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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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안도랠리를 보인 지 하루 만에 폭락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여파가 뒤늦게 영향을 줬다.

시장에선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년 5개월 만에 3만선을 내줬다. 반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몸값을 높였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장보다 741.46포인트(2.42%) 떨어진 29,927.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3.22포인트(3.25%) 급락한 3,666.7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53.06포인트(4.08%) 폭락한 10.646.1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는 2020년 12월 이후, 나스닥 지수는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후퇴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다우 지수는 지난 1월 5일 역대 최고점에서 19% 내려와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을 의미하는 약세장(베어마켓) 진입을 앞뒀고, 이미 약세장에 접어든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전고점 대비 하락률은 각각 24%, 34%로 더욱 깊어졌다.

전날 28년 만의 0.75%포인트 금리인상(자이언트 스텝)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해소와 Fed의 강력한 물가 안정 의지에 모처럼 주식을 사들였던 투자자들은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에 다시 눈을 뜬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에도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의 큰 폭 금리인상을 예고해 일각의 경기침체 전망에 다시 불을 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어마어마하게 풀린 유동성과 '제로 금리'의 힘으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매일같이 갈아치우던 다우 지수는 이날 급락에도 불구하고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후 최저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60% 이상 높은 상태다.

이날 홈디포, 월그린, JP모건체이스, 3M,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경기에 민감한 다수 종목이 52주 신저점을 나란히 경신했다. 이외에도 테슬라(-8.5%), 엔비디아(-5.6%), 메타(-5.0%) 기술주들도 하루 만에 다시 급락 전환했고, 델타항공(-7.5%)과 같은 여행주도 일제히 추락했다.

반면 8월 인도분 금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1.7%(30.30달러) 오른 1849.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Fed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결국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이란 전망이 점차 힘을 얻으면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간밤 미국 증시는 Fed를 비롯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자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했다"며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언급했듯, Fed는 공급측 변화를 조정할 수 없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수요 감소 조치밖에 할 수 없다는 점에서 향후 소비 둔화 우려도 더욱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