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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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급락에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 공시를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자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자사주 매입 공시뒤 일시적으로 주가가 상승한후, 다시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취득 공시만을 보고 투자에 나서는건 신중해야한다고 말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서만 32곳의 상장사가 자사주 취득 공시를 발표했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한 이번주(13~16일)에만 18곳의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주주가치 환원'을 이유로 들었다.

지난 15일 500억원 규모의 자기 주식을 취득하겠다고 밝힌 더존비즈온은 16일 주가가 5.72%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자사주 매입 공시를 낸 위드텍, 아이에이도 각각 주가가 6.06%, 4.87% 올랐다. 16일 장중 1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코엔텍도 3.47% 주가가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다만 자사주 공시를 발표한 직후 주가가 올랐다가 다시 하락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에 주의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메디톡스의 경우 지난 7일 자사주취득 공시 발표후 8일 반등세를 보였지만 이후 지속적인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세아특수강도 9일 자사주취득 공시후 다음날인 10일 반등후 다시 하락세다. 급락장에 상장사들이 앞다퉈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적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하락장인데다, 자기주식을 매입한뒤 소각하지 않고 추후 다시 처분하는 행태도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20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사주 취득 공시를 모두 분석한 '국내 상장기업의 자기주식 처분 실태' 보고서를 통해 국내시장의 경우 자사주 매입효과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주주가치 환원을 위해 매입된 자사주가 대부분 목적과 달리 처분됐다는 사실도 밝혔다. 대부분의 경우 매입된 주식이 '임직원 보상' '자금 조달' 등을 명목으로 시간외 시장에서 다시 대량 매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소현 연구위원은 "자사주 매입은 주주 환원을 위한 수단으로 해석되지만, 이는 매입한 자사주가 처분되지 않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며 "재매도는 주주 환원 측면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