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2분기 저점 찍고 차츰 회복…증권업 반등 조건은 긴축 종료"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상반기에 증권업은 힘든 시기를 겪었다. 실적과 주가 역시 다소 부진했다.

하반기 증권업 실적과 주가 상승 모멘텀은 기준금리 인상에 있다. 금리 인상이 종료된 이후 증시가 반등할 때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과거 2012년과 2019년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통화정책에 따른 유동성 변화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글로벌 증시는 2분기를 저점으로 차츰 반등하며 거래대금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변동성은 이전보다 축소되고 있기 때문에 거래대금은 1분기 수준을 상회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의 실적 회복을 전망하는 것은 증시 반등과 시장금리 하락으로 트레이딩 성과도 함께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강세장이 종료되면 거래대금은 급격하게 감소하기 마련이다. 증시 변동성 마저 줄어들면 거래대금은 더욱 감소한다. 현재도 이런 현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거래대금 감소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증시가 반등할 때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증권사들의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브로커리지 수익에 위탁매매 수수료수익뿐만 아니라 신용공여 이자손익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신용공여 잔고는 증시 합산 시가총액과 동행하기 때문에 증시가 반등하면 최근 감소세를 보이는 신용공여 잔고도 다시 회복돼 대출채권 이자손익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 최근 신용공여 이자율에서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위탁매매 수수료 보다는 수익성이 높다.

증시가 반등하면 주식과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익에도 긍정적이다. ELS 관련 손익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조기상환에 따라 인식하는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수익과, 헤지 운용에서의 손익을 들 수 있다. 이 중 전자는 증시와 동행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증시가 상승하면 조기상환이 증가하고 재가입률과 신규가입률에도 긍정적이기 때문에 당기의 수수료수익이 증가하는 동시에 미래의 수수료수익 재원을 마련하는 효과가 있다. 헤지 운용 손익은 증시가 급락하지 않는 이상 이익을 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증시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역사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끝나면 단기금리는 통화정책을 선반영하고, 장기금리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긴축 종료 이후에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운용손익 개선도 가능할 전망이다.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등의 전통적 투자은행(IB) 시장은 경기 침체와 증시 조정으로 비교적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국면에서는 다수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의 성장으로 이익을 방어하고 있다. 다만 PF 분야 수익성은 규제 문제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9년 12월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PF 익스포저 건전성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PF 채무보증 확대가 어려워졌다. 지난해 2월 발표한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으로 인해 PF 대출 확대도 어려워졌으며, 이로 인해 이후 셀다운(증권사들이 자기자본과 대출 등으로 대체자산을 매입한 뒤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에 재판매하는 방식) 경쟁이 심해지면서 PF 시장의 규모와 수익성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부동산 투자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 관련 규제는 부동산 규제 변화 흐름의 마지막에 이뤄져 왔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관련 규제 완화 전까지는 대형사들이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중소형사들의 점유율을 뺏거나 대형사들도 규모를 줄이는 양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증시 반등에 따른 전통적 IB의 회복을 기대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