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암호화폐 1만9000여 종 중 수천 개는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계기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CNBC는 지난 3일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은 한국산인 테라·루나의 폭락 사태를 거론하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블록체인 결제회사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오늘날 1만9000개의 암호화폐가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미래에 살아남아 있을 암호화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목화폐는 180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플랫폼 웹3파운데이션의 베르트랑 페레스 CEO는 “최근 테라 문제에서 발견한 것 중 하나는 기본적으로 너무 많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사용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위험을 초래한다”고 했다.

암호화폐 시장을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에 비유하기도 했다. 페레스 CEO는 “인터넷 탄생 초창기에 수많은 닷컴 기업이 있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아무런 가치도 창출하지 못하는 사기 업체였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모두 사라지고 현재 합법적이고 유용한 기업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브렛 해리슨 CEO는 “10년 뒤 수백 개의 다른 블록체인은 존재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두어 개의 확실한 승자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