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에스티아이가 강세다. SK하이닉스와 300mm 웨이퍼(Wafer) 전용 플럭스 리플로우(Flux Reflow) 장비 공동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것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22일 오후 1시32분 현재 에스티아이는 코스닥시장에서 200원(1.1%) 오른 1만8350원에 거래되고 있따. 장중 1만92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에스티아이는 새롭게 개발에 성공한 장비를 SK하이닉스에 신규 공급하기로 했다.플럭스(Flux)는 솔더(Solder) 표면의 산화물 제거와 기판의 접착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지만, 공정 중에 챔버(Chamber) 내부를 오염시킬 수 있는 다량의 소스(Source)를 발생시키는 단점을 갖고 있다.에스티아이가 이번에 공급 계약한 플럭스 리플로우 장비는 특화된 설계 노하우와 차별화 기술을 통해 플러스가 발생시키는 오염 현상을 극소화 하고 챔버 내부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해 공정 진행에 있어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에스티아이 관계자는 "이번 장비 수주는 반도체 공정 장비에 대한 개발 및 양산화에 큰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대응과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경상북도와 포항의 나노융합기술원, 대구의 에스티아이(대표 서태일)가 최근 심각한 수급난을 겪고 있는 전력반도체 웨이퍼용 잉곳 생산장비 국산화에 성공했다. 잉곳은 분말 상태의 폴리실리콘이나 탄화규소(SiC)를 화학 처리해 원통(또는 육각형) 모양으로 만든 실리콘 덩어리다.잉곳을 균일한 두께로 자른 것이 웨이퍼다. 웨이퍼에서 칩을 만들고 이를 전기회로기판에 연결해 전력반도체 모듈을 제작한다. SiC 잉곳은 규소와 탄소의 화학반응으로 생기는 결정체로, 대용량 고전압이 필요한 전력반도체의 웨이퍼를 만드는 소재다.경상북도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 개발 사업을 진행해 1차로 6인치 SiC 잉곳 생산장비 기술 개발과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21일 발표했다. SiC 잉곳 장비는 경상북도와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이 지원하고, 고온고압 전기로와 초대형 전기로 제작 기술을 가진 에스티아이가 협력해 개발했다.오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반도체대전에서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장상길 경상북도 과학산업국장은 “SiC 웨이퍼를 제작할 수 있는 잉곳 생산장비를 국산화함으로써 경북의 전력반도체 산업 육성에 큰 기반을 마련했다”며 “국비 지원 없이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투자하고 국가연구시설인 나노융합연구원 및 기업과 협력한 우수 사례”라고 평가했다.전력반도체는 전기차, 스마트카, 로봇,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신훈규 나노융합연구원 부원장은 “일본, 독일 등 소수 업체는 6인치를 넘어 8인치 SiC 잉곳장비 개발에 나섰고, 경상북도와 나노융합기술원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 개발사업 목표도 8인치 잉곳장비 생산”이라고 밝혔다. 잉곳은 인치가 크고 길수록 경제성이 뛰어나다. 6인치 웨이퍼는 600개의 칩을 만들 수 있지만 8인치는 2100개의 칩을 제작할 수 있어 선진 각국이 8인치 잉곳장비 생산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안동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 세정 및 식각(에칭) 등에는 많은 양의 화학약품이 사용된다. 화학약품은 양산설비로 직접 공급돼 반도체 등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신뢰도와 안정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에스티아이는 이 같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용 화학약품 소재를 보관, 혼합해 양산장비로 전달하는 ‘화학약품중앙공급장치(CCSS)’ 기술력이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회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CCSS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었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매출 27% 증가”에스티아이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CSOT 등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에 CCSS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80% 이상이 CCSS 장비에서 나온다.내로라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이 회사 장비를 믿고 쓰는 이유는 자동화 시스템 등 동종업계 대비 한발 앞선 기술력 때문이다. 이우석 에스티아이 대표(사진)는 “탱크로리의 화학약품을 저장장치와 연결해 자동으로 공급량을 조절하는 ACQC 장치를 2016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며 “반도체 설비에 일정 압력과 유량으로 화학약품을 계속 공급할 수 있도록 자동화해 타사 대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굴지의 기업들이 고객사임에도 지난해 CCSS 장비 매출은 다소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과 싱가포르 등 해외 수출에 차질이 빚어져서다. 올해는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이 대표는 자신하고 있다.이 대표는 “삼성전자가 짓고 있는 반도체 평택 3공장(P3)을 비롯해 SK하이닉스의 이천 M16 신공장, 마이크론 싱가포르 공장 등에 조만간 CCSS를 공급하려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께 삼성전자가 미국 오스틴 공장을 증설하고 P4 라인 공장 증설까지 진행되면 실적이 한층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에스티아이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27% 늘어난 3428억원에 달할 것으로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 잉크젯 장비, 차세대 캐시카우에스티아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용 잉크젯 프린터 장비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잉크젯 프린터 장비는 액체 형태의 OCR(광접착레진)을 디스플레이 패널과 윈도(커버 글라스) 사이에 얇게 뿌려 패널과 글라스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현재 패널과 글라스를 접착하는 데 쓰이는 OCA(광접착필름)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설명이다.이 대표는 “기존 제품은 필름 한 장당 1000원 이상의 높은 가격 부담과 패널 크기에 따라 여러 크기의 필름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게 단점”이라며 “잉크젯 장비를 쓰면 OCA 대비 70~80% 비용을 줄이면서도 균일하게 레진을 도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면은 물론 곡면 접착도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접는(폴더블) 디스플레이에도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에스티아이는 잉크젯 장비가 CCSS에 버금가는 현금창출원(캐시카우)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패턴형성장비와 리플로공정장비도 큰 성장이 기대되는 신제품이다. 패턴형성장비는 OLED 전공정에서 디스플레이 기판 표면 위에 회로 패턴을 만드는 기능을 한다. 이 장비는 일본 도레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술 초격차를 벌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