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안전자산인 달러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수익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국은 물론 글로벌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려갔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달러선물지수를 추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과 ‘KOSEF 미국달러선물’의 3개월 수익률은 각각 4.56%, 4.57%로 집계됐다. 두 펀드는 지난달 12일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은 수익률이 더 높았다.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3개월 수익률이 8.69%,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각각 8.75%, 8.83%를 기록했다.

강달러 국면이 한동안 지속된 게 이들 ETF의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은 연초 1193원50전에서 지난달 12일 1290원50전까지 치솟았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7월 14일 이후 1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환율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지난달 30일 기준 1238원50전까지 내려왔다. 유로화, 엔화 등 주요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상대적 강세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연초 98.5에서 지난달 30일 101.6까지 올랐다.

반면 환율이 조금씩 안정세를 찾으면서 달러 가치 하락세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 수익률은 개선되고 있다. 달러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2X’의 1개월 수익률은 1.16%로 나타났다.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 2X’도 1개월 수익률이 1.03%였다.

시장에서는 달러 ETF의 수익률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데다 세계 경기 둔화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본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있는 것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달러 가치 급등은 환테크 전략도 바꾸고 있다. 통상 해외 주식 또는 해외 ETF에 투자하는 경우 환율 변동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선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환율을 고정하는 ‘환헤지 전략’을 쓴다. 하지만 달러 가치 급등기에는 달러값 상승분으로 주가 하락분을 상쇄할 수 있는 환노출형이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