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경쟁 불씨 ETF 시장으로 옮겨붙는다…3社 동시출시
타깃데이트펀드(TDF) 전장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확대된다. 국내 자산운용사 세 곳이 한날 한시에 TDF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시장에선 퇴직연금 계좌 이용자들이 ETF를 통한 투자에 적극적임을 감안한 움직임이라고 보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이달 말 액티브형 TDF ETF를 동시 출시할 계획이다. TDF가 ETF로 출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ETF는 국내외 주식과 채권, 부동산·인프라 등 다양한 글로벌 자산배분을 큰 틀로 삼는다. 다만 예상 은퇴 연령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정하는 게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모두 액티브 ETF이기 때문에 기초지수를 추종하되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추가수익을 올릴 수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정 시점을 기준으로 생애주기에 따라 위험·안전자산의 비중을 알아서 배분해 투자해 주는 상품이다.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위험자산인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인 채권 비중을 늘리는 식이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은 TDF 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는 7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TDF는 생애주기에 따라 알아서 자산을 배분해 주기 때문에 연금투자에 적합하고 따라서 디폴트옵션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퇴시기까지 펀드가 알아서 투자해준다는 편리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TDF를 더 많이 선택하고 있다는 것도 해당 시장 경쟁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국내주식형 공모펀드에서는 2360억원이 빠져나갔지만, TDF 상품에는 3조9025억원이 모였다.

자산운용사들이 TDF를 ETF 형식으로 출시하는 건 편하게 투자가 가능한 데다 투자비용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ETF의 경우 어느 자산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 매일 확인할 수 있다. 펀드는 환매에만 수일이 걸리지만, ETF는 즉시 매수·매도가 가능하다. ETF는 보수도 낮은 편이다. 실제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TDF는 총보수가 연 0.6% 수준이지만, 출시 예정인 TDF ETF의 총보수는 연 0.39%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연금계좌로 ETF를 매매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ETF를 통해 TDF에 투자하는 움직임도 활발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 계좌로 ETF 매매를 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어 TDF도 ETF 형식으로 출시되기 시작하는 것 같다"며 "TDF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를 전제로 한 상품이라 보수가 싼 ETF로 투자하면 그만큼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