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0일 코스피200지수에 신규 편입될 종목들에 ‘공매도 공포감’이 드리우고 있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 편입이 발표되면서부터 공매도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해당 종목의 공매도 대기자금도 크게 늘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하나투어, F&F, 메리츠화재, 한일시멘트, 일진하이솔루스 등 7개 코스피200 신규 편입 종목은 편입 결정이 발표된 지난달 24일 이후 대차잔액이 큰 폭 증가했다.

하나투어는 대차잔액이 24일 51만8107주에 머물렀지만 30일에는 127만8642주로 증가했다. 대차거래 체결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560억원의 공매도 대기자금이 쌓인 셈이다.

F&F도 같은 기간 대차잔액이 18만6276주에서 53만2387주로 급증했다. 금액으로는 약 487억원어치 늘어났다. 케이카,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다른 신규 편입 종목도 대차잔액 수가 크게 늘어났다.

대차잔액은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놓고 갚지 않은 물량을 말한다. 대차거래 중 상당수가 공매도에 쓰이고 있어 증권가에서는 대차잔액을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구성 종목만 공매도가 가능하다. 공매도 타깃이 될 것이란 우려 때문에 이들 7개 종목은 신규 편입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주가가 평균 1.15% 하락하기도 했다. 같은 날 코스피지수는 0.18% 빠졌다.

공매거래가 허용되기 시작하는 이달 10일부터 이들 신규 편입 종목은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주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한 종목과 시가총액이 비교적 적은 종목은 공매거래에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작년 12월 10일 코스피200에 편입된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우 이날 하루 공매거래 비중이 23%까지 치솟으면서 주가가 5.24% 떨어졌다. 함께 편입됐던 카카오페이 역시 공매거래가 늘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6% 빠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매거래가 늘더라도 ‘기초체력’이 강한 기업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동주식 비율이 적은 종목은 상대적으로 공매거래 비중이 늘더라도 주가 영향이 비교적 적다는 설명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