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홍은택·김성수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 공동센터장, 남궁훈 대표이사.(사진=카카오 제공)
(사진 왼쪽부터) 홍은택·김성수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 공동센터장, 남궁훈 대표이사.(사진=카카오 제공)
국내 대표 성장주인 카카오 주가가 올해 들어 대폭 하락하고 있다. 주식시장 조정에 따른 성장주 주가 조정,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관련 우려 확대 등으로 성장주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탓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글로벌 확장과 콘텐츠가 모멘텀을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1100원(1.31%) 오른 8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상승했지만 올해 들어 카카오 주가는 25.7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0.13%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두 배 이상 큰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 시가총액은 50조1508억원에서 전날 37조7475억원으로 12조원 넘게 감소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도 작년 말 5위에서 현재 9위로 네 계단 하락했다. 카카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카카오의 추락은 기술주의 하락과 자체적인 모멘텀의 부재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긴축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대표적인 성장인 기술주들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각종 활동이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전환되며 성장성 악화 전망이 확산되는 점도 플랫폼 업계에 악재가 되고 있다.
최근 스톡옵션 논란·주가 하락 등으로 카카오가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다. 카카오톡 대표 캐릭터인 ‘라이언’.
최근 스톡옵션 논란·주가 하락 등으로 카카오가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다. 카카오톡 대표 캐릭터인 ‘라이언’.
올해 1분기 실적 ‘어닝 쇼크’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31%, 1% 오른 1조6517억원과 15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각각 5.1%, 1.8% 하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줄었다. 카카오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2.5%였던 것에 비해 올해 1분기는 9.6%에 불과했다.

규제까지 한 몫을 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거대해진 플랫폼 업체들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인터넷 업종의 주가는 조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를 다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년간 주가 조정이 충분한데다 하반기 이후에는 글로벌 시장 확장과 콘텐츠에 대한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봐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실적이 이미 바닥권을 형성한 만큼 주가는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웹툰, 메타버스, 커머스, 블록체인 등 주요 성장 사업들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적으로 확장되고 이들 사업의 성과가 부각되면서 주가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게임, 블록체인 등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7개 국가에서 택시 서비스를 확대 오픈했다. 게임은 '오딘'의 대만 성공 이후 일본 및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이며 글로벌을 겨냥한 다수의 신작도 준비하고 있다.

웹툰·웹소설은 만화와 도서 시장을 디지털화하면서 작가와 유저 풀을 동시에 확대하고 전체 콘텐츠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웹툰은 단연코 카카오가 올해 가장 집중하는 사업이다. 웹툰은 전사 성장률을 큰 폭으로 웃돌며 크게 성장하고 있고, 빠르면 올해나 늦어도 내년에는 이익 기여도 가능한 사업부다. 중장기적으로는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2차 저작물 시장 일부도 잠재 시장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예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는 톡비즈, 모빌리티, 페이, 게임을 비롯한 주요 사업들이 하반기 성장 모멘텀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1분기 마진을 고려했을 때 연간으로 더블 디짓 영업이익률은 무리없이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