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부문 모듈 공장 내부.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부문 모듈 공장 내부.
유럽발(發) 신재생에너지 '훈풍'이 국내 증시까지 불어오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화석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후 전 세계 신재생 에너지 관련주가 들썩거리고 있다.

26일 국내 친환경 밸류체인이 동반 급등했다. 특히 태양광 관련주의 상승폭이 컸다. 태양광 셀과 모듈을 만드는 한화솔루션과 현대에너지솔루션이 각각 9.97%, 13.07% 올랐다. 태양광 패널의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OCI가 14.88%,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운영하는 대명에너지는 8.99% 상승했다. 규모가 작은 종목의 상승폭은 더 컸다. 신성이엔지와 에스에너지는 각각 19.68%, 18.58% 급등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TIGER Fn신재생에너지'는 이날 3.62% 올랐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1위 종목이 OCI, 4위가 한화솔루션이었다. EU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리파워EU'로 명명한 에너지 안보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을 끊겠다는 것이 목표다. 에너지 효율화와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2100억 유로를 투입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시했다. 2025년까지 태양광 발전 용량을 2배로 늘리고, 신축 건물에는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등 유럽 4개국은 2050년까지 해상 풍력발전 규모를 현재의 10배로 늘리기로 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럽의 정책으로 절대 시장 규모가 가장 크게 늘어나는 것은 태양광"이라며 "유럽이 신재생 에너지 관련 업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미국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호재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 중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한화솔루션과 OCI 등 태양광 기업을 초대하는 등 '한미 태양광 동맹'을 강화했다. 중국 태양광 관련주도 상승세에 올라탔다. 국내에 상장된 'SOL 차이나태양광CSI ETF'는 이달 들어서만 12.34% 올랐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