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편 미국 경제 낙관론의 효과는 딱 하루 밖에 가질 못했습니다. 24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나스닥이 2.35%, S&P500 지수가 0.81% 내렸고 다우만이 0.15%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스냅이 전날 장 마감 뒤 2분기 실적 악화를 경고하면서 월마트, 타겟의 망령을 다시 일깨운 게 문제였습니다. 스냅은 “거시경제 환경이 지난달 21일 가이던스를 제시하던 때보다 훨씬 더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라며 “2분기 실적이 종전 제시했던 수치의 하한선을 밑돌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스냅은 어려움의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금리 인상, 공급망 혼란, 우크라이나 전쟁, 애플의 iOS 프라이버시 정책 변경 등을 나열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스냅이 2분기 가이던스를 내놓은 지 한 달 만에 전망을 크게 바꿨다. 지난 한 달 동안 경기가 급랭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번스타인은 "스냅이 금세 가이던스를 바꾸면서 투자자가 배신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수학적으로 따지면 스냅의 매출 증가율이 지난 분기 마지막 10주 동안 15% 이하가 될 것을 나타낸다. 이것은 매우 급속한 악화"라고 분석했습니다. 스냅은 기존 2분기 가이던스를 통해 20~25% 매출 성장을 제시했었습니다. 지난 2017년 상장한 스냅의 가장 느린 분기 성장률은 2020년 분기 때 17%였습니다.
오전 9시 30분, 스냅의 주가는 36% 폭락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43%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100억 달러가 사라졌습니다. 메타, 핀터레스트, 트위터, 알파벳, 아마존 등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관련 주들이 동반 폭락했습니다. 스냅이 '탄광 속 카나리아'란 분석이 나온 탓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스냅의 광고 기반이 메타 등보다 훨씬 약하고, 틱톡의 부상으로 인한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투자자들은 '디지털 광고 시장이 정점에 이르렀을 수 있다'라는 생각에 빠졌습니다. 시티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수석 금융 시장 분석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광고는 기업들이 어려운 시기에 비용을 삭감하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줄이는 영역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30% 가량 폭락한 주식은 스냅뿐이 아닙니다. 1분기 주당 순손실 0.27달러를 신고한 아베크롬비도 28.5% 떨어졌습니다. 운송비, 임금 등 비용이 급증한 탓입니다. 아베크롬비의 재고는 1분기 동안 45% 불어났습니다. 월마트(24%), 타겟(43%), 콜스(40%) 등 유통업체 재고가 소비 패턴 전환 및 감소, 공급망 혼란 등으로 산더미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경기 둔화는 경제 지표에서도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날 발표된 4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16.6% 감소한 59만1000건(연율)으로 집계됐습니다. 2020년 4월 이후 최저로, 월가 예상(74만9000건)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전월 대비 감소율은 거의 9년 만에 최대 폭입니다. 주택 가격이 급등한 데다, 모기지 금리까지 치솟은 게 원인입니다. 30년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5.25%까지 치솟았고, 신규주택의 중간 판매 가격은 1년 전보다 19.6% 상승한 45만600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발표됐던 4월 기존주택 판매 건수도 2.4% 감소한 561만 채(연율)를 기록, 2020년 6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었습니다. 신규주택 판매는 전체 주택시장의 약 10%를 차지하는데, 계약이 체결되는 순간 수치에 포함됩니다. 계약이 체결된 뒤 서너 달 걸리는 계약 종료 때 통계를 집계하는 기존주택 판매 건수보다 시의성이 높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S&P글로벌이 발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7.5로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서비스업 PMI도 53.5로 4개월 내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경기 확장 국면임을 가리키는 50은 넘고 있지만, 모멘텀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둔화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경기 걱정이 커지자 금리는 급락하고 있습니다. 미 국채 2년물,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오후 4시께 10bp씩 급락해 각각 2.504%, 2.758%에 거래됐습니다. 최근 한 달 내 최저 수준입니다.
나스닥은 오전 한때 3.8% 급락했고, 다우는 1.6%나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오후 1시를 넘어 다우 구성 종목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하락 폭을 상당히 줄였다는 게 다행이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연기금들의 월말 리밸런싱 수요가 유입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술적 매수세도 일부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오후 반등은 2020년 3월 이후 상승 폭의 38.2% (피보나치 수열) 되돌림 수준에서 나타났습니다.
월가는 비관론자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에너지 가격은 강세를 지속하고 있고 중국 봉쇄가 끝나면 더 오를 수 있습니다. 밀 재고는 10주 치가 남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가을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큽니다. 그래서 Fed가 계속 금리를 올리다가 경기 침체를 부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헤지펀드 투자자인 빌 에커먼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통제 불능이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오늘날의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격적인 긴축 정책이나 경제 붕괴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처럼 반등이 있어도, '일시적'일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정말 반등의 강도가 점점 더 약화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반등하려면, 그리고 진 바닥을 찾으려면 결국 Fed가 바뀌어야 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현재의 약세장은 Fed가 긴축 정책의 방향을 바꾸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는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비키 창 전략가는 ″과거를 보면 주식이 최근 저점에서 벗어나고 이런 경기 둔화가 끝나려면 Fed의 정책 자체가 변화할 때 그럴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아 아직은 그런 Fed 풋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Fed는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조건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경제가 침체에 빠지거나, 아니면 인플레이션 잡혀서 더는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을 때입니다. 하지만 Fed는 두 달 전 긴축을 시작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잡는데도, 침체가 오는데도 시간이 걸립니다. 골드만삭스는 그래서 투자자들이 한동안 오지 않을 수 있는 항복 시점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창 전략가는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의 더 명확한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시장은 연준으로부터 명확한 신호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현재 각각의 징후가 있지만, 아직 확실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벤저민 보울러 전략가는 "시장은 '연준 풋'을 계속 테스트할 것이지만 연준이 패닉에 빠지기 시작하려면 더 많은 시장 패닉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실시한 5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조사에서는 평균적으로 S&P500 지수가 3529까지 떨어지면 Fed가 구조에 나설 것으로 봤습니다. TS롬바드는 "연준 풋이 나왔던 지난 2020년 팬데믹 직전 수준의 주가지수에 지금의 국내총생산(GDP)를 대입해 추산하면 S&P500 지수 3600 부근이 Fed가 주시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보울러 전략가는 S&P500 선물의 신용 스프레드 및 유동성과 같은 시장 스트레스 지표는 과거 연준이 개입했던 때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연준은 위험 자산에 대한 도움을 제공하지 않았고 개입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WSJ의 제럴드 베이커 대기자는 '이번엔 Fed가 불황에서 (미 경제를) 구하는 게 그렇게 쉽지 않을 것'(Rescue From Recession Won’t Be So Easy This Time)이라는 칼럼에서 "Fed 풋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Fed가 닷컴버블 붕괴나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 등 시장이 무너졌을 때마다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던 것은 디스인플레이션 환경 덕분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물가 걱정 없이 금리를 내릴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8%에 달하고 연준은 물가를 잡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기업 실적 악화나 노동 시장 및 경제 지표 둔화는 모두 Fed가 원하는 것"이라며 "지금 미 경제는 그런 방향으로 빠르게 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나 조그마한 희망이 생겼다면 지난주 후반부터 일부 Fed 위원의 어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주 금요일 가장 매파적이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연말에 기준금리가 3.5%에 도달하길 바란다"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게 되면 2023년이나 2024년에 정책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라고 말했었습니다. 또 어제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보스틱 총재는 "경제가 내가 예상하는 대로 가는 한 50bp 인상을 찬성한다"라며 "그리고 나서 9월에는 잠시 인상을 멈추는 게 타당할 것이라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둘은 모두 매파인데요. 향후 공격적 긴축 자세를 조금 바꿀 수 있다고 시사하고 나선 것입니다.
연일 주가 폭락 속에 경제 지표가 줄줄이 둔화하고 보스틱 총재의 발언이 나오자 이날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 인상될 가능성이 전날 52%에서 38%로 떨어졌습니다. 또 향후 세 차례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예상 폭도 총 134bp로 전날 141bp에서 조금 낮아졌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주가가 내림세가 가속화되면서 연준이 매파적 어조를 고수할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이 조금 옅어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Fed 위원들의 수사학에서 아주 살짝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주목했습니다. 그는 "불러드 총재가 금요일, 보스틱 총재는 월요일에 주목할만한 발언을 했는데 보스틱의 경우 연준이 9월 이후에 어떻게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인지에 대해 시사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약 2~2.25%의 기준금리를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크리사펄리는 "그 시점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조사하기 위해 일시 중지할 것이므로, 투자자들은 그때 인플레이션 수치가 실제로 낮아지는 것을 보기를 바래야 할 것이다. 보스틱이나 불러드의 말을 믿고 지금 당장 투자에 뛰어들 필요는 없겠지만, 좀 더 비둘기파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발언들을 통해 약간의 중심축 전환을 보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보스틱 총재가 이르면 9월에 ‘일시 중지’할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이는 합의된 견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지루한 하락장 혹은 박스권 장세가 여름 내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6, 7월 기준금리 50bp 인상은 확정적이고 양적 긴축(QT)도 닷새 뒤부터 진행될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강세장 전환을 바라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보스틱 총재의 말처럼 9월 금리 인상이 멈춰진다면 그때부터 바닥 찾기가 본격화될 수 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크리사펄리는 "8월 잭슨홀 회의를 주목해야 한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때면 인플레이션이 중국의 봉쇄 해제와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낮아질 수 있고, 제롬 파월 의장의 긴축 전환을 시사하는 첫 멘트가 8월 25~27일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게다가 올해 회의 주제는 '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한 제약 재평가'(Reassessing Constraints on the Economy and Policy)입니다. 파월 의장은 세계 중앙은행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지금까지의 긴축 정책의 성과 평가 및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해 밝히게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8월까지 여름철에는 통상적으로 미국 증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또 올해와 같은 중간선거 해에는 9월까지는 증시가 불확실성에 시달릴 확률이 높습니다. 여러모로 4개월 뒤에 열리는 잭슨홀 회의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등의 희소식이 없다면 S&P500 지수는 여름 내내 3800~4200 수준에서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라고 내다봤습니다.
한은 "채무 증가는 국채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 늘었기 때문"단기외채 비중 26.7%…지난해 말보다 0.7%p↑대외금융자산도 109억달러 증가…해외증권투자는 8분기만에 감소 최근 해외 직접투자가 늘며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국채 등에 대한 투자가 늘어 대외채무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지만,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게 한국은행과 정부의 판단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1천893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2조1천784억달러)보다 3개월 사이 109억달러 늘었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직접투자가 203억달러, 파생금융상품이 120억달러 증가했다. 해외증권투자는 글로벌 주가 하락과 달러 강세 등으로 240억달러 줄었다. 2020년 1분기 이후 8분기 만의 감소 전환이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올해 1분기 경상수지가 흑자인 가운데 직접투자 등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주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비거래 요인으로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다"라고 설명했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조4천933억달러로, 전 분기 말보다 255억달러 감소했다. 대외금융부채 중 직접투자는 4억달러 증가하는 데에 그친 반면 국내 주가 하락 등으로 증권투자가 504억달러 줄어든 영향이다. 대외금융자산은 늘고 대외금융부채는 줄면서 한국의 대외지급 능력을 반영하는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는 6천96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사상 최대치로,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하면 364억달러 늘었다. 우리나라의 3월 말 기준 대외채무는 6천541억달러로 지난해 말(6천324억달러)보다 217억달러 늘었다.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대외채권(1조798억달러)은 5억달러 줄었다. 예금취급기관과 기타부문에선 60억달러 증가했지만, 일반정부와 중앙은행의 채권이 65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 투자에 해당하는 '대외 금융자산',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따른 '대외 금융부채'에서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주식(펀드 포함)·파생금융상품을 뺀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규모가 확정된 대외 자산과 부채를 말한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천257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222억달러 줄었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의 비중은 26.7%로, 지난해 말보다 0.7%포인트(p) 늘었다. 우리나라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38.2%)도 2.6%포인트 높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대외채무 증가는 우리나라 국채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늘고 국내 기업, 은행 등의 해외 발행 증권도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연초 수출입은행의 대규모 해외채권 발행 등의 영향으로 외채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라며 "외환보유액이 줄어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상승했지만, 여타 신흥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투자은행이 발표하는 경기 전망과 추천주에 집중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와 번스타인이 세계 경제 상황을 두고 각기 다른 진단을 내렸다. 먼저 UBS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개입에도 지난 4월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이미 최고조에 달했다고 평가하는 것과 달리, UBS 측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압력이 훨씬 오래갈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또 스태그플레이션의 압력이 아직 뉴욕증시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만큼 증시 상황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비롯한 대내외적 악재에도 안정적인 마진을 내며 비교적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UBS가 꼽은 종목은 타깃, 월마트, 코스트코, 크로거, 이베이, 프록터 앤드 갬블이다. 이외에도 엑손모빌과 셰브론, 애벗 래버러토리스,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등이 목록에 올랐다. 또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가치주에 주목할 것을 강조했다. 가치주는 일반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고 주가 수익률은 낮다며, 지금까지 주식 시장에서는 과소평가 받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증시 상황 속에서 가치주가 곧 방어주로 기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번스타인은 최소 4% 이상의 배당 수익률을 가진 유럽 주식들에 투자등급 ‘Overweight’를 매겼다. 유럽 석유회사 BP, 종합물류기업 도이치 포스트 도이치 포스트,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 등이 목록에 올랐다.또 양질의 주식이 곧 헤지 수단이라며 글로벌 명품그룹 LVMH와 케링, 네덜란드의 컨설팅 기업인 볼터르스 클뤼버르(Wolters Kluwer) 등을 추천주로 꼽았다.이연정기자 rajjy550@wowtv.co.kr
중국 당국의 자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규제가 2년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경제권 봉쇄 충격까지 겹치면서 빅테크발 감원 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직원 10%를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중국판 지식인'으로 불리는 질문·답변 사이트 즈후는 직원 30%를 내보낼 예정이다.경제매체 차이신은 텐센트가 지난 3월 중순부터 전체 직원의 10%가량을 감원하는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25일 보도했다. 감원 대상은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고액연봉자들이다.텐센트의 직원은 3월 말 기준 11만6000여 명으로 작년 말 11만3000여 명보다 늘었다. 텐센트는 올해 정부 방침에 부응해 70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초기 정부의 고용 확대 압박이 있었던 2020년 당시 발표했던 3000명의 두 배 이상이다.업계에선 텐센트가 기존 직원의 10~15%에 해당하는 수의 고액연봉자를 내보낸 뒤 그 이상의 신입사원을 채용해 전체 고용인원을 유지하거나 더 늘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 인터넷 감독을 총괄하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에 따르면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빅테크 12곳이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29만5900명을 새로 채용하고 21만6800명을 해고해 전체 고용이 7만9100명 추가됐다.텐센트의 구조조정은 주력 사업 부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텐센트는 최근 대폭 악화된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1355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4년 홍콩증시에 상장한 이후 18년 만의 최저 성장률이다. 1분기 순이익은 51% 감소한 234억위안에 그쳤다. 1분기 광고 매출은 18% 급감했고 게임 매출도 1% 줄었다. 핀테크 부문 매출 증가율은 10%로 작년 1분기 47%에서 크게 떨어졌다.텐센트는 게임 부문이 포함된 엔터테인먼트그룹을 중심으로 감원을 진행하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 1위 게임업체다. 중국 당국이 게임산업 규제를 강화하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8개월여만에 45개 게임을 대상으로 신규 허가를 내줬으나 1·2위인 텐센트와 넷이즈의 게임은 빠졌다.텐센트는 광고를 담당하는 콘텐츠 부문과 클라우드 사업부의 인력도 줄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통제 강화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광고 부문에서 매출 증가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중국 최대 질문·답변 사이트인 즈후는 지난 20일 직원들에게 '업무 최적화' 계획을 발표했다. 관리자급을 중심으로 30%에 달하는 감원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시스템 관리, 마케팅, 교육, 커뮤니티 운영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정리해고에 들어갔다. 작년 말 기준 즈후의 직원은 2649명이다. 즈후는 2011년 창업했으며 작년까지 계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 순손실은 13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커졌다. 회사는 비용 절감을 올해 최대 목표로 내걸고 있다.중국의 정보기술(IT) 부문은 2000년대 들어 빠르게 성장하면서 가장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산업으로 부상했다. 빅테크는 기술 영역뿐 아니라 콘텐츠,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냈다.중국에선 올해 역대 최대인 1078만명의 대학 졸업생이 배출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빅테크에 대한 전방위 압박과, '제로 코로나' 방침에 따른 주요 경제권 봉쇄로 인해 기술기업들이 올해 일자리를 늘릴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고용 규모 25만명에 달하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도 최대 15%의 감원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적자가 나고 있는 음식배달 어러머, 음식점평가 구베이 등 손실이 나는 부문에서 정리해고를 진행하고 있다.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