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출 6년 만에 사업 철수

방역 강화로 외국인 여행객 급감
7월말까지 숙박업소 15만개 정리

토종기업들도 어렵긴 마찬가지
'은둔형 CEO' 텐센트 CEO마저
"아무도 경제 걱정 안해" 하소연

中, 경기부양 위해 또 '감세 카드'
세계 최대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가 중국 내 사업을 접기로 했다. ‘제로 코로나’로 압축되는 과도한 방역 정책이 이유로 꼽힌다.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은 이례적으로 경제 피해를 지적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경기 하강 우려와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감세 목표를 2020년 규모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글로벌 기업 잇단 철수
에어비앤비 '봉쇄 쇼크'…中서 방 뺀다

에어비앤비는 24일 중국 내 숙박공유 업무를 오는 7월 30일자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본토 15만여 개 숙박 리스트의 예약 접수는 이날부터 중지했다. 2016년 ‘아이비잉(愛彼迎)’이라는 중국식 브랜드명으로 진출한 지 6년 만의 철수 결정이다.

중국에는 이미 2010년께 창업해 100만 개 이상 숙소를 확보한 토종 숙박공유업체들이 자리잡고 있다. 후발 주자인 에어비앤비는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타깃으로 사업을 늘려갔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의 국경 통제로 경영이 악화됐다. 중국은 국제 항공편을 대폭 축소하는 한편 해외 입국자에게는 2~4주 격리를 강제하고 있다. 올해부턴 중국 내 여행도 사실상 중단됐다. 에어비앤비는 1분기 보고서에서 “중국 내 강력한 통제로 지역 침체가 더욱 심화됐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시장을 노리고 들어온 글로벌 테크 기업이 중국 특유의 제도와 가혹한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는 사례가 또 추가됐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은 지난해 10월 통제 강화를 이유로 중국 철수를 결정했다. 2016년에는 승차공유업체 우버가 디디추싱에 중국 사업부를 양도하면서 중국 사업을 접었다.

에어비앤비 차이나는 향후 중국 거주자의 해외여행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이 자국민의 출국 통제마저 강화해 중국 사업 정상화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중국 이민국은 중병 치료 및 간호, 구호물품 운송 등 당국이 인정한 사유로만 출국 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자국민이 해외의 ‘위드 코로나’를 경험하지 못하게 하면서 이민까지 제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기업 불만도 고조
중국 사업이 어려운 건 외국 기업만의 얘기가 아니다. 중국 민간기업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지만 서슬 퍼런 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은둔형 경영인’으로 꼽히는 마화텅 회장이 지난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작가 장밍양이 쓴 ‘후시진 말고는 누구도 경제를 걱정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의 극우 논객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이 “바이러스 통제에 드는 경제적 비용이 공중 보건 혜택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한 발언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중국 경제와 기업들이 직면한 압박에 관해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 세태를 비판했다. 마 회장이 이런 글을 자신의 계정에 옮겨 담은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 회장의 계정은 ‘친구 공개’이지만 스크린샷이 중국 온라인을 휩쓸고 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마화텅의 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많은 기업이 생각하는 바를 실제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밍 런민대 교수는 “친구들에게만 공개된 글이라 해도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이가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 빅테크 기업인들은 2020년 하반기 당국이 전방위 규제에 착수한 이후 저자세를 유지해왔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는 금융당국과 정책을 비판한 직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바이트댄스의 장이밍, 징둥닷컴의 류창둥, 핀둬둬의 황정 등 빅테크 창업자들이 잇달아 현직에서 물러났다.

한편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은 올해 감세 목표를 기존 계획보다 1400억위안(약 26조5000억원) 늘린 2조6400억위안으로 높였다. 코로나19에 대응해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섰던 2020년 2조6000억위안을 웃도는 규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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