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이 사모으는 효성티앤씨…바닥 신호?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효성티앤씨 지분을 계속 매집하면서 주가가 저점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23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조 명예회장이 675주를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조 명예회장은 2월 4일부터 5월 23일까지 25차례 거래를 통해 1만3140주를 사들였다. 매수 금액은 총 54억3911만원이다. 지분율은 8.19%(작년 12월)에서 8.49%로 상승했다.

조 명예회장은 올해 들어 효성,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등 다른 그룹사 주식도 사들였지만 매수 금액의 50% 이상을 효성티앤씨에 투입했다. 효성티앤씨를 포함한 올해 그룹사 주식 매수 규모는 약 100억원이다.

조 명예회장이 그룹사 주식을 산 것은 2017년 장남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에게 총수 자리를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조 명예회장이 그룹사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매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24일 효성티앤씨 종가는 37만7500원이다. 작년 7월 최고점(96만3000원) 대비 60% 떨어졌다. 조 명예회장의 효성티앤씨 매수 단가는 36만6936원~42만8124원이다. 효성중공업은 5만5913~5만7250원에 사들였다.

글로벌 1위 스판덱스 업체인 효성티앤씨는 유례없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다. 운동복 수요가 급증하면서 작년 영업이익이 1조4237억원으로 전년 대비 433%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15만원 전후에 거래되던 주가는 작년 7월 96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쇼크를 내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중국 코로나19 록다운에 따른 생산 차질, 물류비·원재료 가격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증권사들은 목표가를 연초 99만8833원에서 69만9375원으로 내렸지만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