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압박…주총 통과
"홍콩증시 재입성 성공하면
美상장 기업 재평가 받을 듯"

중국 차량호출업체 디디추싱이 미국 증시에서 자진 상장폐지하기로 23일 결정했다.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가 호된 고초를 겪은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디디추싱은 이날 베이징 하이뎬구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뉴욕증시 상장폐지 안건을 의결했다. 경영진 및 우호 지분의 합계가 48%가량이라 이 안건의 주총 통과는 확실시돼왔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6월 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이 갖고 있는 방대한 운행 정보가 미국 정부로 흘러가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해 조사에 착수했다. 당국의 만류에도 디디추싱이 상장을 강행한 이유는 소프트뱅크 등 주주들의 압박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국가안보 조사에 착수하면서 디디추싱의 신규 회원 모집을 중단시켰고 중국 내 모든 앱마켓에서 디디추싱 앱을 내리도록 했다. 90% 이상이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이후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디디추싱은 결국 지난해 말 뉴욕증시를 떠나 홍콩증시 등에 다시 상장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 증시에서 자진 상장폐지해야 중국 당국의 국가안보 조사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디디추싱이 계획대로 홍콩증시에 상장한다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무더기’ 상장폐지 위험도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베이징의 투자자문사 챈슨의 선멍 국장은 “디디추싱이 홍콩증시에 입성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다면 오히려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전반적인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알리바바 등 다수의 미국 상장사가 홍콩증시에 이중으로 상장한 상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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