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얼어붙은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불구하고 상장에 잇달아 도전하고 있다. 안정적인 영업실적에 성장성까지 갖춰 충분히 투자 심리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과 성장성 ‘두 마리 토끼’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제이오와 탑머티리얼이 최근 연이어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제이오는 2007년 설립된 2차전지 나노소재 전문기업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를 만들어 유럽 완성차업체 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에 공급한다. 올해 초 이 지분 5.45%를 확보하면서 공급망을 확대해가고 있다. 2012년 설립된 탑머티리얼은 2차전지 관련 시스템 엔지니어링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장비 기업이다. 최근 코발트프리 양극재를 개발하면서 2차전지 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은 대기업의 잇단 상장 철회와 무관하게 IPO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성일하이텍(폐배터리 재활용), 더블유씨피(분리막), 새빗켐(폐배터리 재활용), 에이치와이티씨(2차전지 생산설비 부품) 등 다수 기업이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에서 미래 비전만 내세우는 성장주에 대한 관심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며 “하지만 안정적 실적과 성장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2차전지 테마는 변함없는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2차전지 공모주 수익률 호조
한때 IPO 시장의 단골이었던 바이오기업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까지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공모 단계에서 흥행에 실패하거나 상장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적자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을 뿐 아니라 상장 이후 신약 개발에 성공한 회사가 극히 드물어서다. 바이오기업 주가 역시 대체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지난해 상장한 2차전지 공모주들은 공모 과정도 흥행했을 뿐 아니라 주가도 공모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규 상장을 노리는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자신감을 갖는 배경이다.

지난해에는 를 비롯해 , , , , , 등 7개의 2차전지 관련 회사가 상장했다. 20일 종가 기준 이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약 42%다. 올해 상장한 역시 43%의 공모주 수익률을 나타냈다. 주식 유통시장에서도 최근 과 엘앤에프 등 2차전지 소재 업체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기도 했다.

아직 전기차 시장은 태동단계이지만, 발전 속도에 발맞춰 배터리 시장 규모 역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완성차 기업이 속속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배터리 시장은 안정적으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업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54조원에서 2030년 약 411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론 2차전지 업종에서도 공모주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아직 초기 시장이어서 기업별로 경쟁력을 구별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는 물론 배터리 제조 기업들이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산업구조가 어떻게 변할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최석철 기자

▶기사 전문은 마켓인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