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보증까지 섰는데…" 포스코인터·롯데, 미얀마서 '비싼 수업료'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호텔롯데는 지난 2017년 8월 미얀마 양곤에 '롯데호텔 양곤'을 열었다. 5성급 호텔로 기대가 상당했지만, 호텔은 어느새 두 회사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코로나19에 군사 쿠데타까지 겹치자 출범 이후 적자를 이어갔다. 부채비율은 1000%를 돌파하면서 주주인 두 회사의 고민도 깊어졌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호텔 양곤을 운영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글로벌(POSCO INTERNATIONAL Global Development)은 2021년 연결 기준 매출 2390만달러(약 300억원), 당기순손실 1920만달러(약 240억원)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1630만달러 1230만달러 규모의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은 각각 3100만달러, 2190만달러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롯데호텔 양곤은 코로나19와 군사 쿠데타 영향으로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미얀마를 찾은 해외 관광객은 436만명가량이었지만, 2020년에는 90만명 정도로 급감했다. 지난해는 더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방객이 줄어든 가운데 운영비와 인건비를 충당하면서 매년 수백억원대 순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포스코인터와 호텔롯데는 포스코인터내셔널글로벌 지분을 75%, 25% 보유 중이다. 양곤시 인야호수에 자리 잡은 롯데호텔 양곤은 15층짜리 고급호텔 1동(343실)과 29층 규모의 장기 숙박호텔 1동(총 315실)으로 구성됐다. 포스코인터가 호텔 사업 전반을 관리하고 롯데호텔이 위탁운영을 맡고 있다. 이 호텔에서는 지난해 말 삼성, LG 등 한국 기업 관계자들과 미얀마 군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회담 장소로도 사용됐다.

순손실이 이어지면서 롯데호텔 양곤의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 작년 말 포스코인터내셔널글로벌의 부채비율이 1150%에 이른다. 여기에 포스코인터와 호텔롯데는 이 호텔에 각각 1억5000만달러(약 1920억원), 5000만달러(약 640억원)의 빚보증도 섰다. 롯데호텔 양곤이 반등하지 못하면 빚보증 금액만큼을 두 회사가 떠안아야 한다.

하지만 돌파구도 보인다. 호텔은 지난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25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얀마는 지난 15일부터 관광객 입국을 허용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3월부터 해외노동자 등을 나르는 '구호 항공기'를 제외하고,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금지한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관광객 입국이 허용된 만큼 롯데호텔 양곤이 영업이익은 물론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포스코인터 관계자는 "올들어 관광객이 늘어난 데다 입지도 경제 중심지인 양곤에 들어선 만큼 호텔 실적이 큰 폭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