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반만에 양극재 기업, 또 셀트리온헬스케어 추월
반도체 쇼티지 영향 덜 받은 테슬라 덕에 1분기 호실적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한달새 63%↑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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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227,000 -7.20%)가 호실적에 힘입어 코스닥 시가총액 규모 2위로 올라섰다. 테슬라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양극재를 공급하면서다. 테슬라에 공급하는 물량이 늘면서 향후 실적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엘앤에프는 4.03% 오른 2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5만43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8조9105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규모 2위에 올라 셀트리온헬스케어(8조8725억원)를 3위로 밀어냈다. 같은 2차전지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이 지난달 6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오른지 약 한달 반만이다.

엘앤에프는 지난 13일부터 4거래일 연속으로 올랐다. 이 기간 동안 오름폭은 17.55%에 달한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호실적 기대감이 무르익었고, 발표된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면서 주가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 매출 5536억원, 영업이익 53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6%와 88% 늘었다. 실적 발표 직전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29억원으로, 실제 영업이익이 23%가량 많았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가격 상승, 테슬라의 2차전지 수요 강세에 따라 높은 수준을 유지한 양극재 공장 가동률, 축적된 재고의 판매 덕”이라며 “영업이익률은 9.6%로 사상 최대”라고 설명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출하를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테슬라는 차량 가격을 올리고서도 지난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31만대 넘는 전기차를 팔았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개 분기 연속으로 임직원 상여금이 지급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분기의 실질 이익률은 10%를 웃돌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적 발표 직후 증권사들은 일제히 엘앤에프에 대한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DB금융투자·메리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43만원과 40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목표가는 직전 대비 72.8% 오른 38만원이다. 이외에도 KB증권·하나금융투자(37만원), 대신증권(34만원), 한화투자증권(33만원), DS투자증권(31만원) 등 모두 8개 증권사가 지난 16~17일에 목표가를 올렸다.

향후 실적 전망치가 높아진 영향이다.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엘앤에프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73억원으로, 한달 전과 비교해 63.86% 커졌다. 메리츠증권(854억원), 한화투자증권(743억원), 한국투자증권(725억원), 신한금융투자(722억원), DB금융투자(715억원), 미래에셋증권(710억원), 하나금융투자(682억원), 교보증권(676억원) 등이 영업이익 추정치를 크게 올렸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중 연간 생산능력 7만톤(t) 규모인 구지2공장의 시가동 일정이 잡혀 엘앤에프의 외형은 한 차례 더 커질 전망”이라며 “기존 추정치에는 구지2공장의 랩프업 속도를 보수적으로 가정했으나, 최근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와 하이니켈 소재의 공급부족(쇼티지)을 감안해 2~3분기 중 풀 가동으로 눈높이를 올렸다”고 말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자동차 기업 중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가장 가파른 테슬라를 최종 구매자(엔드 유저) 기준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어 매출 성장 가시성이 높다”며 “리튬은 수급 구조가 변경돼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고, 니켈과 코발트의 판가 전가력이 확고하게 유지돼 수익성 전망에 대한 가시성도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로의 매출 쏠림은 심화되고 있다. KB증권은 엘앤에프의 매출에서 테슬라에 공급된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50% 수준에서 내년 75%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간밤 테슬라 주가가 6.8% 하락한 709.81달러에 마감돼 이날 엘앤에프를 비롯한 한국 2차전지 섹터의 주가도 우려되고 있다. 테슬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수에서 제외됐다는 소식과 미국 소비 둔화 우려가 부각된 영향으로 급락했다.

다만 아직까지 증권가에선 테슬라에 많은 양극재를 공급하는 걸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 구간에서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할 수 있는 테슬라의 브랜드 파워가 다른 밸류체인 대비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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