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 사진=연합뉴스
'리오프닝'(경기 재개) 최대 수혜주로 꼽혀 온 화장품주가 좀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장주, 중소형주 할 것 없이 시장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면서다. 중국 봉쇄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기대만큼 따라주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에 이어서 등 주요 화장품 기업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도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7일까지 1개월 동안 국내 유일 화장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화장품'의 가격은 14.36% 떨어졌다. ETF 가격은 이달 들어 가파른 하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이 31억원 가까이 팔아치운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해당 매도물량을 그대로 받아냈다. 자산구성내역(PDF)을 살펴보면 전일 기준 아모레퍼시픽(11.29%), 아모레G(10.62%), (9.6%), (9.22%), (8.95%), (8.66%), 한국콜마홀딩스(6.83%) 등 순으로 많이 담았다.

최근 대장주인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주요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면 봉쇄(락다운) 조치를 단행하면서 올 1분기 일제히 실적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가동을 멈춘 현지 법인들의 가동률 회복이 더딘 것으로 전해지면서 물류 이동 제한, 소비 둔화 등 또 다른 악재로 실현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우려다.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2% 줄어든 1조6450억원, 영업이익은 52.6% 감소한 1756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부문의 매출액이 69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0%가량 감소한 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주 원인으로 풀이됐다. 한국콜마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12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맥스도 영업이익이 41% 줄어든 137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1분기 매출 1조1650억원, 영업이익 1580억원을 올렸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 10.4% 감소한 수치다. 타사들과 달리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지만 다른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최근 자체 감사에서 영업 담당 직원 3명이 회사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구체적인 횡령액 규모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30억원 수준인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앞서 클리오에서도 18억9000만원가량의 횡령이 발생한 만큼 화장품 업계에도 횡령 사건이 도미노처럼 번질지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화장품 업계가 '어닝 쇼크'(실적 충격)와 횡령 리스크로 리오프닝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흐림'으로 일관된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봉쇄가 단행된 중국 현지에 법인을 둔 기업들의 경우 현지 원부자재 수급과 가동률이 제한되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은 국내 채널에서 리오프닝 수혜를 반영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실적 훼손이 2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일부 상업기능 정상화 등으로 중국 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정상화를 확실히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