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대규모 적자에 다시 재무구조 우려 휩싸여
선박 건조용 후판 가격, 1년새 2배로 올라
"올해 하반기부터 호황기 수주건 실적에 반영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경DB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경DB

수주 낭보를 이어가고 있는 조선업종의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 선박을 만드는 데 쓰이는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 실적이 곤두박질친 영향이다. 6년 전 조선업 위기 때 정부 지원으로 살아 남은 대우조선해양(22,750 -0.22%)은 지원 성격으로 자본으로 전환한 영구채마저 갉아먹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대우조선해양은 9.49% 하락한 2만1450원에, 현대중공업(141,000 +0.36%)은 4.33% 내린 12만1500원에, 삼성중공업(5,870 -1.18%)은 0.71% 빠진 561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종가와 비교하면 대우조선이 18.44%, 현대중공업이 13.21%, 삼성중공업이 7.43% 하락했다.

전일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각각 4척과 3척 수주했다고 공시했는데도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실적 악화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지난 1분기 각각 2174억원, 4701억원, 9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후판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선박을 지어주기로 수주한 물량에 대한 원가 상승분을 미리 비용으로 반영하면서다. 국내 조선 빅3은 작년 4분기에도 후판 가격 상승에 따른 충당금을 쌓으면서 수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반기 단위로 후판 공급 가격 협상을 하는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작년 하반기 공급분에 대해서는 톤(t)당 50만원을, 올해 상반기 공급분에 대해서는 10만원을 각각 올리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톤당 60만원이던 후판 가격이 1년만에 두 배로 오른 것이다. 후판 값은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원자재 가격이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적자가 이어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특히 대우조선의 경우 대규모 적자로 자본이 쪼그라들며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에 대해 “이번 분기 대규모 손실로 대우조선해양의 자본총계는 작년말 2조2176억원에서 올해 1분기말 1조7266억원 수준으로 22% 감소했다”며 “현재 자본에 포함된 영구채 규모 2조3000억원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영구채는 원래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이 보유한 채권(부채)이었지만, 2017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전환해준 것이었다.

다만 당장 파산을 걱정해야 할 수준은 아니라고 대우조선 측은 강조한다. 회사의 파산 위기는 거래처 등에 줘야 할 돈을 주지 못하는 상황, 즉 유동성이 부족할 때 발생하지만 현재 유동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적자 규모가 커진 건 현재 수주 잔량 전체에 대해 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으로, 현금이 유출되지는 않았다”이라며 “2017년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공적자금 2조9000억원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이 지원받은 공적자금은 현재 회사에 유입된 게 아니라 ‘마이너스 통장’ 방식으로, 회사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조선사들의 실적도 호전될 전망이다. 작년부터 이어진 선박 발주 시장 호황기에 수주한 물량이 올해 하반기부터 건조에 들어가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조선사들은 선박을 수주한 뒤 1년여 동안 설계 과정을 거친 뒤 야드에서 철판을 자르고 용접해 선박을 만든다. 실제 야드에서 작업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매출이 반영되지 않는다. 현재 조선사들의 매출은 주로 코로나19 확산 사태 초기인 2020년 수주 실적으로 구성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가도 2020년에는 17만4000㎥급 LNG운반선을 기준으로 1억80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2억2000만달러가 넘는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