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EDI혁신기업ESG30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1000억원 미만 규모로 상장한 30개 ETF 중 순자산 1000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 ETF가 유일하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KEDI30 ETF는 지난 13일 순자산총액이 1075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월 8일 100억원 규모로 상장한 뒤 석 달여 만에 몸집이 10배로 불었다.
올해 상장한 ETF는 34개다. 이 중 1000억원 이상으로 상장한 4개를 제외하면 순자산총액이 1000억원을 넘어선 적이 있는 ETF는 TIGER KEDI30 ETF와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 ETF’ 두 개뿐이다. 2월 22일 상장한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는 지난달 1일 순자산이 1000억원을 넘었지만, 최근 미국 증시가 급락하며 현재는 399억원으로 줄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는 565개다. 이 중 TIGER KEDI30 ETF의 순자산총액은 110번째로 크다. 이 ETF는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한 지수산출기관인 한국경제신문사가 만든 KEDI30(KEDI 혁신기업ESG30)지수를 추종한다. 정보기술(IT), 미래 기술, 플랫폼, 바이오 등 4개 분야의 최고 기업들로 지수를 구성한다.
하락장에서도 TIGER KEDI30 ETF의 순자산이 계속 증가한 것은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하면 이 ETF 주가가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가 출시 3개월 만에 순자산총액이 10배로 불어난 것은 이례적”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알짜 기업 30곳을 골라 투자한다는 콘셉트가 투자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ETF)가 재테크 필수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자산운용사들이 ETF 라인업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기업공개(IPO) 열기는 식고 있지만 ETF 상장은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6개 ETF가 신규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신규 상장 종목은 ‘KODEX미국ETF산업Top10Indxx’ ‘KODEX차이나메타버스액티브’ ‘TIGER미국S&P500배당귀족’ ‘TIGER미국나스닥넥스트100’ ‘KBSTARFn플랫폼테마’ ‘KBSTARFn창업투자회사’다.이들을 포함한 국내 ETF 상장 종목은 565개다. 올해 6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개설된 국내 ETF 시장은 2017년 상장 종목 수 300개를 넘어선 이후 매년 100개씩 늘어나고 있다.ETF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이유는 매매의 편리성 때문이다. ETF는 일반 펀드와 달리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일반 종목처럼 매매할 수 있다. 수수료와 운용보수가 낮고 환매도 편리하다.최근 트렌드는 테마형 ETF다. 지수 추종형 상품이 이미 출시되고 수수료를 추가로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운용사들은 틈새상품으로 투자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날 신규 상장된 6종의 ETF도 이런 추세를 보여준다.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KODEX미국ETF산업Top10Indxx는 미국을 대표하는 ETF 운용사, 지수사업자, 증권거래소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국으로 치면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ETF 운용사와 한국거래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편입 상위 종목은 블랙록, MSCI, S&P글로벌, 나스닥 등 ETF 산업과 관련된 종목들이다. 이날 같이 상장된 KODEX차이나메타버스액티브는 중국·대만·홍콩 메타버스 관련 ETF다.TIGER미국S&P500배당귀족은 S&P500지수 구성 기업 가운데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배당귀족주’에 투자한다. 최소 25년 이상 배당금을 매년 늘려온 기업이 투자 대상이다. TIGER미국나스닥넥스트100은 나스닥100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시총 상위 100개 종목에 투자한다.테마형 ETF의 다크호스로 불리는 KB자산운용이 출시한 KBSTARFn플랫폼테마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관련 31개 기업에 투자한다. 같이 상장된 KBSTARFn창업투자회사는 국내 벤처캐피털에 투자하는 국내 최초 ETF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EDI혁신기업ESG30 상장지수펀드(ETF)’는 상장 첫날부터 각종 기록을 세웠다. 지난 2월 8일 상장일에 개인투자자가 9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이는 국내 주식형 ETF(레버리지·인버스형 제외) 가운데 상장 첫날 개인 순매수액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상장 다음날인 2월 9일에는 하루 동안 가장 많이 팔린 ETF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 순매수액이 58억7000만원으로 레버리지·인버스형을 제외하면 국내 주식형 ETF와 해외 주식형 ETF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국내 ETF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KODEX200’과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보다 순매수액이 많아 화제가 됐다.TIGER KEDI30 ETF는 지난 13일 순자산이 1000억원을 넘었다. 100억원 규모로 상장 후 98일 만이다. 200억원 미만 규모로 상장한 국내 주식형 ETF 중 여섯 번째로 빨리 1000억원을 달성했다. 해외 주식형과 채권형까지 포함해도 역대 14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역대 가장 빨리 1000억원을 모은 ETF는 150억원 규모로 상장한 ‘HANARO 단기채권액티브’였다. 채권형 ETF는 기관투자가 자금이 한꺼번에 많이 들어오는 경향이 있어 5일 만에 1000억원을 달성했다.TIGER KEDI30 ETF는 출시 전부터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수사업자가 임의로 종목을 정하는 ETF와 차별화했기 때문이다. 이 ETF가 추종하는 KEDI30(KEDI 혁신기업ESG30)지수는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130여 명이 고른 종목으로 구성된다.국내에서 주가지수를 산출하는 기관은 한국거래소, 에프앤가이드, NH투자증권, 한국경제신문사 등 네 곳인데 이 같은 방식으로 지수 구성 종목을 정하는 곳은 한경이 유일하다.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언론사이자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한경만이 할 수 있는 지수 구성 방식”이라고 평가했다.한경은 KEDI30지수 외에도 15개 암호화폐의 가격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KEDI-웨이브릿지 한국 가상자산15(KOVAX15)’ 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인 웨이브릿지와 공동 개발했다.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세계 각국 증시에는 시장을 대표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미국은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 S&P500지수를 따라가는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가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한국은 그동안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200’ ‘TIGER200’ 등이 시장 대표 상품으로 통했다.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고 싶으면 이들 ETF를 사는 게 일반적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TIGER KEDI혁신기업ESG30 ETF’가 코스피200 추종 상품의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시가총액순으로 200개 기업을 단순 나열한 코스피200에 비해 알짜 혁신기업 30개로 구성된 KEDI30(KEDI 혁신기업ESG30)지수가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개인 순매수액 2위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월 8일 TIGER KEDI30 ETF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이달 13일까지 이 ETF를 505억5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ETF(레버리지·인버스형 제외) 중 TIGER KEDI30 ETF보다 개인 순매수액이 큰 ETF는 KODEX200(1033억원)뿐이었다.KODEX200과 마찬가지로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TIGER200이 개인 순매수액 3위였다. 397억1000만원어치가 팔려 TIGER KEDI30 ETF보다 순매수액이 100억여원 적었다.100억원 규모로 상장한 TIGER KEDI30 ETF의 순자산총액은 1075억원까지 불어났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최근에는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도 이 ETF를 매입하기 시작했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들이 KEDI3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코스피200지수 추종 ETF처럼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는 용도로 사는 경향이 있다”며 “시총 순으로 단순 나열한 코스피200지수 추종 ETF보다 추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7일 KEDI30지수는 1.30% 올라 코스피200지수(1.04%) 코스피지수(0.92%) 코스닥지수(1.14%) 상승률을 모두 웃돌았다. CEO들이 인정한 기업으로 구성코스피200지수 추종 ETF와 TIGER KEDI30 ETF의 가장 큰 차이점은 종목 구성 방식이다. 코스피200지수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을 시총 순으로 나열해 상위 200개 기업을 추리는 식으로 만든다. 덩치는 크지만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까지 포함할 수밖에 없다.KEDI30지수는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130여 명이 혁신기업 50곳을 1차로 선별하면 한국경제신문사, 연세대 경영대 동반경영연구센터, IBS컨설팅이 공동 개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모델을 적용해 30곳을 최종 선정하는 식으로 종목을 구성한다. 산업 현장 최전선에서 뛰는 CEO들이 인정한 성장성 있는 기업만 포함된다. 종목 구성은 매년 설문조사를 통해 바뀌기 때문에 혁신성이 떨어지는 기업은 지수에서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KEDI30지수는 정보기술(IT), 미래 기술, 플랫폼, 바이오 등 4개 분야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IT 분야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이노텍 리노공업 등이 들어가 있다. 미래 기술에는 현대차 포스코케미칼 효성첨단소재 솔브레인 등이, 플랫폼에는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하이브 등이 포진해 있다. 바이오 분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레고켐바이오 유한양행 등이 포함됐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코스닥 상장사까지 지수에 들어가 있어 다양성과 미래 성장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