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이 미국 통신 대장주인 버라이즌 지분을 대부분 정리하고, 은행 및 에너지 관련주를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CNBC 등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최근 거래 현황을 공개했다. 벅셔해서웨이가 올 1분기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씨티그룹이었다. 지난 3월 말 씨티그룹 주식 5500만 주, 약 29억5000만달러어치를 매입했다. 또 다른 미국 은행지주사인 앨리파이낸셜 주식도 3억9000만달러가량 매입했다.

벅셔해서웨이가 그동안 포트폴리오에서 JP모간, 골드만삭스 등 금융주 비중을 줄여온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씨티그룹은 최근 거래 주가가 장부가액을 밑돌며 약세를 보여왔다”며 “씨티그룹이 최고경영자(CEO)로 제인 프레이저를 선임하고 새롭게 출발하자 이에 베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벅셔해서웨이는 에너지주에도 대거 투자했다. 옥시덴털페트롤리엄 주식을 90만1768주 사들였다. 매입 금액은 약 5200만달러로 추산된다. 현재 자사 보유 종목 상위 10위에 들어갈 정도로 지분을 늘렸다. 정유업체인 셰브런 주식도 매입했다. 올 1분기 동안 셰브런 주식 보유 비중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늘렸다.

버핏이 투자를 늘린 에너지주는 올해 S&P500지수 업종 가운데 가장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S&P500지수는 16% 하락했지만, 옥시덴털과 셰브런 주가는 각각 134%, 47% 급등했다.

반면 벅셔해서웨이는 버라이즌 보유 지분 99%가량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벅셔해서웨이가 담고 있던 버라이즌 주식은 80억달러어치에 달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