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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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매매 공포 속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행보는 여전하다. 국내 증시가 연일 급락세를 이어가자 증시를 떠받치던 개인들의 반대매매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묻지마 베팅'에 나서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전날까지 각각 3.65%, 5.36%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600선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코스닥지수도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 증시가 급락하자 빚투에 대해 우려가 현실화 됐다. 이달에만 벌써 1600억원 넘게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664억1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지난 10일 11.2%를 기록했다. 반대매매 비중 역시 1월26일(11.7%) 이후 4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달 들어 주식 반대매매 금액은 매일 141억~238억원 수준이다.

반대매매는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투자자의 주식을 증권사가 담보로 잡고 있다가 투자자가 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임의로 주식을 시장에 파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하락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이 빚투를 멈추지 않는다 점이다. 주식을 담보로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공여잔고는 지난 13일 기준 21조8410억원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공매도 전면 재개 가능성 등 불확실성 요인이 산적해 있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신용공여잔고를 보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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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신용잔고비율이 높은 종목에 투자 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용잔고비율은 신용으로 매수한 주식 수를 전체 발행 주식으로 나눈 것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증시 하락기에 낙폭이 더 커질 확률이 높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잔고비율이 높은 대표적인 종목(17일 오전 11시 기준)으로는 △ (13.25%) △ (11.78%) △ (11.03%) △ (10.21%), (10.13%) △ (9.24%) △ (9.00%) △ (8.95%) △ (8.87%) △ (8.66%) 등이 꼽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 (12.96%) △ (12.71%) △ (11.08%) △ (11.06%) △ (10.99%) △ (10.9%) △ (10.81%) △ (10.65%) △ (10.45%) △ (10.31%)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증시 반등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풀린 유동성을 각국에서 흡수하려 들면서 증시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미 Fed의 긴축 완화가 코스피지수 반등을 위한 핵심"이라며 "2∼3개월에 걸쳐 미국의 뚜렷한 물가 하향 안정이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월 미국의 소비자(199.18 +1.16%)물가지(CPI) 발표는 긴축 후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을 1개월 지연시켰다"며 "악재 강화보다는 반등 요인이 부재하다는 점이 주식 시장의 고민거리"라고 분석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