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시지방선거 앞둔 증시
하락장서 떠오른 정치테마주

주도주 사라지자 단타 노린 투자자들
"섣부른 투자 '금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대선 이후 잠잠했던 정치테마주가 다음달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들썩이고 있다. 급락장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개인투자자들이 단기투자(단타) 성향이 짙은 정치테마주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과 안철수 등 거물급 정치인들까지 줄줄이 출사표 내던지면서 테마주 투자에 불을 붙였다. 눈에 띄는 점은 개인들이 이재명 관련주를 눈여겨보면서도, 지난 3월 급등했던 안철수 대표 테마주 안랩(87,300 +6.72%)에는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관련주로 불리는 오리엔트바이오(704 +5.39%)는 이달 들어 장중 30%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달 말 830원이던 주가는 지난 11일 장중 1070원까지 올랐다. 현재는 916원에 거래 중이다.

오리엔트바이오는 과거 이 상임고문이 오리엔트정공(1,550 +2.65%)의 계열사인 오리엔트시계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달 들어 개인들은 지난 13일까지 이 회사의 주식 약 3억4000만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지엘리트(1,420 +5.19%), 토탈소프트(5,040 +4.67%) 등 다른 이재명 관련 테마주들도 요동쳤다. 개인들은 형지엘리트토탈소프트에서 각각 11억원, 12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들 종목은 이 고문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에 연고가 있거나 학연, 지연 등으로 얽힌 종목들이다. 지난 대선 당시 테마주로 분류되며 주가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 고문은 지난 8일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고 밝히며 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대표 테마주인 안랩 주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랩은 이달 들어 10% 넘게 주가가 올랐다.

안랩은 안 전 위원장의 분당갑 출마설에 지난 6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출마 선언과 함께 재료가 소멸하면서 8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후 상승과 하락을 오가며 11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개인들이 이재명 관련주와 달리 안랩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따는 점이다. 안랩을 84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7억원, 1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몇달간 안랩이 변동성을 키운 것이 개인들의 차익 실현 매물에 많아진 이유라고 설명한다. 앞서 지난 3월 안철수 전 위원장이 새 정부의 국무총리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되면서 안랩 주가가 폭등한 바 있다. 당시 주가는 장중 21만8500원까지 치솟았으나 주가가 급락하면서 '개미 무덤'이란 별명까지 생겼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급락장 속에서도 유력 주자의 테마주를 선점하기 위해 분주하다. 증시가 하락장으로 변모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뚜렷한 주도주를 찾지 못하자 정치테마주 등을 통한 투기성 행태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테마주를 투자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종목의 경우 해당 정치인과 관련이 없음에도 정치 테마주로 편입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정치테마주로 묶인 상장사가 주가 급등을 반기며 적극 해명에 나서지 않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정치테마주는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며 "연관도 없는 상장사가 정치테마주에 편입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 이 틈에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에 나서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