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동맹국들끼리 공급망 강화하는
프렌드쇼어링에 집중
반도체 산업자원 등이 대상, 삼성전자도 수혜 예상
중국 배제로 인플레이션 촉발 가능성도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미국이 동맹국들끼리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에 집중하고 있다. 원가 절감 효과는 확실하지만 중국 의존도를 높이고 글로벌 공급망 교란의 원인이 된 오프쇼어링(생산시설의 해외 이전)의 대안이다. 하지만 프렌드쇼어링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유럽연합(EU),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과 함께 반도체, 주요 광물 등의 프렌드쇼어링을 구축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도시 봉쇄 등이 촉발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최근 수년 동안 호되게 겪은 결과다. 믿을 만한 동맹들끼리 뭉치면 안정적으로 상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미국과 적대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를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도 반영됐다. 지난달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프렌드쇼어링이 미국 경제의 위험도를 낮출 것”이라고 발언했다. 세계화와 고립주의, 오프쇼어링과 자국 생산의 타협점이 프렌드쇼어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EU는 인텔 같은 기업이 자국 내에 반도체 생산 기지를 구축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이뤄지는 대서양 동맹이라는 평가다. WSJ은 한국 삼성전자도 프렌드쇼어링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기업 중 하나라고 봤다. 미국과 호주 정부는 희토류 산업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산업의 핵심인 코발트, 리튬 등도 프렌드쇼어링 대상이다.

이미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프렌드쇼어링에 나서고 있다. 의류업체 갭은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앙아메리카에서의 생산 비중을 내년까지 10%, 최종적으로 25%까지 확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면화를 수입하던 중국 신장 지역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홍역을 앓았던 경험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 추구하는 프렌드쇼어링이 ‘세계의 공장’ 중국을 배제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를 포기하면 그만큼 생산비용이 늘어나고 소비자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피에르 올리비에 구린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프렌드쇼어링이 자유무역의 장점을 해치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 재앙”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가 있는 리쇼어링(기업의 국내 회귀)보다 프렌드쇼어링에 집중할 경우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다가오고 있지만 NBC의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9%로 저조한 상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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