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시작되자 韓 증시서 사라진 황제주…동전주만 약 두 배 증가
한국증시에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가 사라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시작되면서 주가 하락이 이어진 탓이다. 반면 1000원 미만 동전주의 숫자는 일 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14일 종가 기준) 한국 증시에서 1주당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종목은 하나도 없다. 현재 주가가 가장 높은 종목은 태광산업으로, 98만6000원을 기록 중이다. 1년 전만 해도 태광산업은 120만8000원으로 대표적인 황제주였다. 그 다음으로 주가가 높은 건 삼성바이오로직스로 69만4000원을 기록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작년 8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백신 수요 증가 기대로 주가가 100만원까지 오르며 황제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증시서 현재 세 번째로 주가가 높은 종목은 LG생활건강으로 69만4000원을 기록 중이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에서도 주가가 100만원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던 '전통 황제주'였다. 그러나 올 들어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둔화된 모습을 보이며 주가가 일 년 새 반토막이 났다.

이밖에 일 년 전 주가가 80만원을 웃돌며 황제주 후보에 올랐던 LG화학이나 엔씨소프트 역시 한 해 동안 주가가 급락하며 각각 51만원, 43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작년 스판덱스 호황에 황제주 입성이 유력시됐던 효성티앤씨도 현재 주가가 37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반면 동전주의 숫자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 1000원이 안되는 종목은 총 87개(상장지수펀드 제외)로, 작년 동기(51개)에 비해 1.7배 증가했다. 2019년 이후 만년 동전주 신세를 벗지 못했던 SK증권은 작년 동학개미운동의 수혜를 입고 1000원 이상으로 주가가 올랐으나 다시 주가가 800원대로 떨어졌다. 티웨이홀딩스 역시 지난해 거리두기 완화(리오프닝) 수혜 기대감에 주가가 1700원대까지 올랐으나 이후 유상증자 결정 등의 악재가 나오며 다시 동전주로 주저앉았다. 연예기획사 판타지오 또한 코로나19 이후 케이팝의 글로벌 흥행에 2020년 주가가 20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뚜렷한 호재 없이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더니 결국 동전주 신세가 됐다.

동전주 후보도 적지 않다. 화장품회사인 제이준코스메틱은 LG생활건강 등 같은 화장품종목들이 부진한 양상을 보임에 따라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 최근 1200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상상인증권의 경우 최근 증시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주가도 하향세를 걸어 최근 11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