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최근 반년 새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 주식을 1000억원어치 넘게 사 모았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회사 주식을 매입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지만 롯데정밀화학을 흡수 합병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작년 11월 1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롯데정밀화학 지분 5.08%(131만218주)를 1023억원에 매입했다. 이번 매입에 따라 롯데정밀화학에 대한 지분율이 31.13%(803만1190주)에서 36.21%(934만1408주)로 높아졌다. 롯데케미칼은 2016년 2월 삼성그룹으로부터 롯데정밀화학(당시 삼성정밀화학) 지분 31.13%(803만1190주)를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롯데정밀화학을 흡수 합병하고자 주식 매입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원활한 합병을 위해 롯데정밀화학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 흡수 합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합병을 반대하는 롯데정밀화학 주주들은 롯데케미칼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커질 경우 흡수 합병 작업이 무산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2009년 KP케미칼을 흡수 합병하는 과정에서도 쏟아지는 주식매수청구권 부담에 합병을 포기했다.

회사도 합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김연섭 롯데케미칼 ESG경영본부장(CSO·전무)은 지난 13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흡수 합병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가능성을 열고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