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 모습. /사진=연합뉴스
KT가 올해 1분기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KT의 '디지코(DIGICO) 전략'이 주효했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26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1.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10.6%)를 4배 가까이 뛰어넘는 수치로 12년 만의 최대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지난해보다 4.1% 증가한 6조2777억원, 순이익은 39.5% 오른 4554억원으로 집계됐다. 자회사 등을 제외한 KT의 별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늘어난 4조6084억원, 별도 영업이익은 17.5% 증가한 4299억원이었다.

이와 같은 실적 호조는 KT가 지금까지 주력해온 통신사업과 더불어 인공지능(AI),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클라우드 등의 디지코 사업의 성장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메리츠증권은 KT에 대해 비용 효율화와 고객 기반 확대로 별도 기준 영업이익 개선세가 이어지고, 비통신 자회사의 성장 잠재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만4000원을 유지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업간거래(B2B) 사업 고객 확장 및 통신사업 호조 역시 실적 개선의 한 이유로 꼽았다. 그는 "B2B 사업은 디지털 전환 수요와 고객 기반 확대로 올 1분기 9000억원의 수주실적을 달성했다"며 "B2B 부문 클라우드·IDC 수요와 AI 및 신사업(New Biz) 성장으로 통신 사업 호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영업이익 개선으로 내년 주당현금배당(DPS)도 상향되고, 비통신 자회사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올해 별도 영업이익 개선에 따른 DPS 상향이 예상된다"며 "스튜디오지니의 콘텐츠 방영에 따른 흑자전환 등 연결 자회사 실적 역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KT에 대해 신사업에 대한 확장이 어우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4만4000원에서 4만6000원으로 4.5% 상향 조정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G 보급률이 50%를 넘어서며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 상승과 무선 사업 매출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며 "클라우드, IDC, AI 등으로 이뤄진 디지코 B2B 사업도 높은 성장률로 전체 영업이익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통신 본업은 5G 서비스가 안정화 시기에 접어들며 매출 상승과 비용 안정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콘텐츠, 핀테크, 부동산 등 신규 사업은 비통신 사업으로의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어,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