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리오프닝주였는데"…LG생활건강 '실적쇼크'로 14% 폭락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의 수혜를 기대했던 LG생활건강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가량으로 줄었다는 공시가 발표되자 패닉셀(공황 매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LG생활건강의 주가는 14% 가까이 폭락해 69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7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6% 감소했다고 전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9.2%, 56% 감소한 1조6450억원, 113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화장품 사업을 담당하는 뷰티 사업부의 실적이 급락했다. 뷰티 사업부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9.6%, 72.9% 급감한 1조1585억원, 2542억원을 기록했다. 대표 브랜드 '후'의 매출이 54% 급감했고, '숨', '빌리프' 매출이 각각 22%, 1% 뒷걸음질쳤다.

증권가 추정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 쇼크'다. 마스크 착용 해제 등 리오프닝 국면에서 'K-화장품'의 대표주자인 LG생활건강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뷰티 사업이 크게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 봉쇄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어 2분기 실적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의 부정적 관측도 쏟아지고 있다. 이날 14개의 증권사가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중국 내 코로나 여파뿐 아니라 자체 브랜드력 약화도 의심된다는 이유에서다. 허제나 DB금융 연구원은 "세 분기 연속 나타난 큰 폭의 매출 감소는 브랜드력 약화에 대한 의심을 짙게 만든다"며 "매크로 불확실성과 함께 펀더멘털 경쟁력 우려가 함께 커지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가 당분간 부진할 가능성이 높겠다"고 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성과는 수요둔화, 구조의 한계, 외부 요소가 공존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중국 봉쇄가 완화될시 일시적 매출개선이 기대되나, 단일 브랜드와 일부 제품으로 집중된 구조의 한계는 여전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