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금리 인상 겹쳐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역전
애플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에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줬다. 2020년 이후 첫 역전이다.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주가 고공행진하는 사이 기술주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급락한 결과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애플 주가는 5.18% 내린 146.5달러에 마감했다. 애플 시총은 2조3700억달러(약 3020조원)로 주저앉았다. 사우디 증시에 상장된 아람코의 시총(2조4300억달러)보다 600억달러 적다.

아람코는 2019년 12월 기업공개와 함께 세계 시총 1위 기업이 됐지만 2020년 8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부양 수혜를 본 애플에 밀렸다가 이번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올초까지만 해도 애플은 시총 3조달러를 넘어선 첫 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당시 애플 시총은 아람코보다 1조달러가량 많았다. 현재 애플 주가는 지난 1월 4일 52주 신고가(182.94달러) 대비 2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아람코 주가는 28% 상승했다.

아람코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은 유가다. 우크라이나전쟁의 영향으로 원유 공급 우려가 커지자 국제 유가가 치솟았다. 아람코의 지난해 순이익은 1100억달러로 불어났다.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제임스 메이어 타워브리지어드바이저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사업이나 펀더멘털 면에서 애플을 아람코와 비교할 순 없지만 에너지업계에 대한 전망은 개선됐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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