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사모펀드 운용사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첫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였다. 국내 운용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액티브 ETF를 운용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해외주식형 액티브 ETF 출시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액티브 ETF의 포트폴리오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고객의 돈을 직접 굴리는 자산운용사가 어떤 업종과 종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지 포트폴리오를 통해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타임폴리오 첫 해외주식형 펀드


11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TIMEFOLIO 미국S&P500액티브’와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를 상장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해외주식에만 집중 투자하는 상품을 출시한 것은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상품은 각각 미국 증시 대표지수인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액티브 ETF다.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를 70% 추종하면서 나머지 30% 범위에서 펀드매니저가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ETF 고유의 특성상 투자종목정보(PDF)를 하루 단위로 공개한다. TIMEFOLIO 미국S&P500액티브는 애플(5.83%·포트폴리오 내 비중), 마이크로소프트(4.73%), 테슬라(4.52%), 알파벳(4.32%), 아마존(2.78%) 순으로 투자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큰 빅테크 기업이 포트폴리오 상단을 차지하고 있지만 종목별로 투자 비중에 차이가 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8288억달러)은 알파벳(1조5080억달러), 아마존(1조1080억달러)보다 작지만 포트폴리오 비중은 더 높다.

반면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의 경우 빅테크 선호도에서 차이가 있다. 애플(9.03%), 알파벳(7.20%), 마이크로소프트(7.10%), 아마존(4.17%), 테슬라(2.51%) 순으로 비중이 높다.

같은 운용사 ETF임에도 종목 선호도가 다른 이유는 운용 매니저가 다르기 때문이다. TIMEFOLIO 미국S&P500액티브는 삼성자산운용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한 김남의 장이 운용을 맡는다.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는 한화자산운용에서 해외주식형 ETF를 운용하던 김남호 차장이 매니저를 맡았다.

인페이즈에너지 투자 비중 높아


두 액티브 ETF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미국 태양광 인버터 생산업체인 인페이즈에너지다. TIMEFOLIO 미국S&P500액티브는 인페이즈에너지를 1.06% 담고 있고,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는 1.73% 투자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인페이즈에너지(205억달러)보다 10배가량 높은 브로드컴(2374억)보다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높다.

인페이즈에너지는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은 0.79달러로 시장 기대치를 15.4% 웃았다. 유럽의 태양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원가 상승분을 판가로 성공적으로 전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액티브 ETF 시장 공략하는 타임폴리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ETF 포트폴리오는 기본적으로 헤지펀드의 탄탄한 리서치 역량을 바탕으로 한다. 이 운용사 관계자는 “헤지펀드에서 매수(long)한 종목과 싱가포르 법인의 해외주식 분석을 종합해 포트폴리오를 짠다”며 “최종적으로는 ETF 매니저가 종목 비중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이 중요한 액티브 ETF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출시한 액티브 ETF는 6개다. 주식형 액티브 ETF 수는 삼성자산운용과 더불어 가장 많다.

과거 성과도 좋다. 작년 5월 25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출시한 ‘TIMEFOLIO BBIG액티브’와 ‘TIMEFOLIO Kstock액티브’는 전날까지 비교지수 대비 18.60%포인트, 6.95%포인트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