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능력·성장성 '두 토끼' 노린 VIG 주목
주식시장이 출렁이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든의 항상성장모형에 따르면 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주가는 예상 배당 규모와 배당 성장 여력에 민감하다. 개별 배당주에 대한 접근도 유용하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배당 꾸러미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많은 배당 ETF가 거래된다. 그러나 단순히 배당을 많이 주는 투자 종목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배당 ETF에 접근할 때 알고 있어야 할 특징과 고려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배당투자란 ‘지속 가능’한 배당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배당 수익 자체가 아니라 배당의 근원인 현금 흐름과 그것을 만들어 내는 퀄리티를 기반으로 한다. 둘째, 우량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있고, 다양한 업종을 통한 안정적 성과 관리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 납득할 만한 배당 수익률을 고려해야 한다.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비슷한 배당 수익률을 올리면 곤란하다.

이런 관점에 가장 잘 부합하는 ETF로 ‘뱅가드 배당증가 ETF’(VIG)가 있다. VIG는 연간 배당 수익률 기준으로 상위 25%를 제외하고, 10년 이상 꾸준히 배당을 높여온 기업에 투자한다. 최상위 배당수익률을 제외하는 것은 단순히 배당수익률이 높은 것보다 다음 연도에도 배당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배당 성장 연도의 기준도 10년으로 다른 배당 ETF보다 짧은 경향이 있어 정보기술(IT) 업종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업종별 비중을 보면 IT 24%, 금융 15%, 헬스케어 15%, 산업재 14% 등이다. 대표적인 배당업종인 에너지와 유틸리티 비중은 각각 1%, 3% 수준으로 낮다. 마이크로소프트, 유나이티드헬스, 존슨앤드존슨, JP모간체이스, P&G, 비자 등이 상위 투자 종목이다. 종목별 비중이 4%로 제한돼 있어 우량주 위주의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배당수익률은 연간 1~2% 수준으로 생각보다는 높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배당수익률이 일반 ETF보다는 높고, 성장형 주식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과거 성과도 우수하다. 최근 5년간 수익률은 68.84%다. 운용 규모가 크고 보수 역시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안전 상품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배당 투자 전략이 위기 시 변동성을 축소하거나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임은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