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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 10곳 중 6곳이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급등, 중국발 경기 둔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 인상과 환율 효과(원화 약세)에 힘입어 수익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LIG넥스원, 해성디에스 등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웃돈 기업은 약세장에서도 안정적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스권 흐름 속 개별 종목 장세에 대응해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한 종목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112곳 중 70곳 깜짝 실적

인플레에 강한 기업, 실적도 견인…LIG넥스원·녹십자 등 주목을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가운데, 증권사 세 곳 이상이 1분기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기업은 112개다. 이 중 컨센서스를 웃돈 영업이익을 낸 곳은 70곳(62.5%)에 달했다.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 기업은 42곳(37.5%)이었다.

컨센서스를 가장 크게 웃돈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녹십자였다. 1분기 영업이익이 418억원으로 컨센서스(176억원)를 137.8% 상회했다. LIG넥스원(112.7%), 현대위아(63.3%), 해성디에스(61.6%), LG에너지솔루션(58.0%), SK이노베이션(54.8%) 등도 예상치를 크게 웃돈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7.5%), LG전자(38.7%), 현대자동차(17.0%), 포스코홀딩스(35.7%) 등 국내 대표 기업도 대부분 컨센서스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많은 기업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이유로 환율 효과가 꼽힌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경쟁력 상승과 기업 이익 개선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과거보다 탄탄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컨센서스가 제시된 243개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231조원으로 1주일 전보다 1.2% 상향 조정됐다. 에너지, 운송, 철강·비철 업종의 증가 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 주목

인플레에 강한 기업, 실적도 견인…LIG넥스원·녹십자 등 주목을
증권가에서는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탄탄한 실적을 입증한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기업은 향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일시적 주가 상승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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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녹십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00억원으로 1개월 전(887억원)보다 24.0% 상향 조정됐다. 이 밖에 해성디에스(36.5%), LIG넥스원(27.9%), SK이노베이션(74.9%) 등도 1개월 전보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높아졌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들은 약세장 속에서도 탄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성디에스는 실적 발표일부터 지난 6일까지 주가가 17.85%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66% 하락했다. 단기간 주가가 올랐지만 실적 추정치가 올라가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은 커졌다. 해성디에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1배로, 1개월 전(8.8배)과 3개월 전(9.8배)보다 낮아졌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