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급락엔 중앙은행(Fed) 당국자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이 큰 영향을 끼쳤다. 소비자물가 급등을 우려한 Fed 위원들이 경기 침체를 유도해 수요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Fed가 기준금리를 2~3차례 인상한 뒤 경제와 물가 상황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75bp(0.75%포인트)를 한꺼번에 올리는 게 기본 가정은 아니지만 상황이 바뀌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주 통화정책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두 차례 회의에서 50bp 인상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보스틱 총재의 이날 발언은 파월 의장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스틱 총재는 “금리 인상의 경우 역사적인 기준보다 더 세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 3월 4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Fed가 강한 긴축에 나서도록 만든 배경이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 3월 4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Fed가 강한 긴축에 나서도록 만든 배경이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도 “에너지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증시 안정이 우리 목표가 아니다”고도 했다. 물가와 고용 안정이 최우선 목표이지 주식과 같은 자산 가격의 하락에 개의치 않는다는 뉘앙스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다만 카시카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우리 목표치로 복귀하는 게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Fed의 물가 목표는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가격 지표 기준으로 2%를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3월 PCE 근원 물가는 5.3%였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