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 종목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지주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락장 와중에…나홀로 웃는 금융지주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초 1만2800원이던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이날 1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서만 20% 가까이 올랐다. 실적 개선세와 함께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힘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88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은행의 순이익 증가뿐 아니라 카드·캐피탈·종금 등 주요 계열사의 고른 실적 개선이 반영됐다.

신한금융지주 주가 역시 올 들어 13.6% 뛰었다. 올초 3만7250원이던 주가는 이날 4만2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늘었다.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역시 높은 순이익 증가율에 힘입어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하나금융은 11.7%, KB금융은 6.3% 주가가 올랐다.

올해 초 증권가에선 금리 인상기에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과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대출 감소로 기대만큼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엇갈렸다. 하지만 실적 개선세를 보이며 ‘금리 인상기엔 금융지주가 강세를 보인다’는 전통적 공식을 증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들이 안정적 사업구조를 갖춘 데다, 실적 발표 때마다 크게 향상된 이익 창출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의 목표 주가도 상향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개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목표주가 평균치는 3개월 사이 우리금융 1만9625원(기존 대비 11.7% 상향), 신한금융 5만3412원(2.9%), 하나금융 6만2553원(3.1%), KB금융 7만6389원(4.7%)으로 올랐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